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임기 첫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작전을 책임졌던 3성 장군의 4성 진급이 이례적으로 보류돼 '트럼프 살생부'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은 제18공수군단장 크리스토퍼 도나휴(55) 육군 중장의 대장 진급안이 상원의 임명동의 과정에서 보류됐다고 전했다.
도나휴의 진급이 보류된 것은 멀린 상원의원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에서 도나휴가 맡았던 역할을 거론하면서 통과에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도나휴 중장은 아프가니스탄 철수 당시 '최후의 1인'으로 회자되며 제82공수사단장을 역임했다.
WP는 "트럼프에게 충분히 충성하지 않는 장성들에 대해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수작전사령관을 지낸 토니 토머스 퇴역 대장은 X에 글을 올려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도나휴 중장은)내가 함께 근무해본 장교들 중 가장 뛰어난 인물인데 이제 정략적 목적으로 진급이 보류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트럼프 1기 때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대행을 지낸 에즈라 코언은 X 게시물에서 "도나휴에 대한 나의 개인 생각은 제쳐두겠다"며 장성급 인사안이 대통령직 인수인계 기간에 상원에서 승인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모두 보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1기 때 국방부 정보담당 차관 대행을 지낸 에즈라 코언은 인수인계 기간에 장성급 인사안 보류를 주장하며 논란을 더했다. 도나휴 중장은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한국 주둔 미8군에서 초임을 시작했다.
도나휴 중장 진급 보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군의 정치적 중립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NBC 등 언론은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팀이 아프간 철수에 관여한 간부들의 기소를 검토 중이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자 트럼프가 탈레반과 합의한 철군 계획이 미완성이었다며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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