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47대 미 대통령 당선인이 이끌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들이 내년 미국 주식시장이 추가 랠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뱅킴 차다 수석 미 주식 전략가는 전날(2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내년말까지 S&P 500 지수가 7,0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6,500을 넘어서는 월가 최고 전망치다. 월가 투자은행을 제외한 내년 S&P500 전망 최고치는 야데니 리서치게 제시한 7천선이다. 차다 전략가는 미국의 내년 경제 성장과 기업의 지출 증가로 500개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전년대비 11% 성장할 수 있다고 봈다. 또한 소비자 신뢰도의 상승과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 인수합병 활성화 등 경기 사이클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S&P500 지수 랠리를 예견해 유명세를 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수석 전략가도 전날 오후 시장 전망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S&P500 지수가 내년 6,666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공화당이 정치 의제를 주도하는 환경과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세금 감면에 따른 기업 이익의 증가와 리쇼어링 정책에 따른 생산과 투자 사이클 가속이 지수를 밀어올리는 배경이 될 수있다고 봤다. 그는 당초 공정 가치 기준으로 산정한 S&P500 목표치를 수정해 현재 대선 이후 모멘텀을 추가 반영해 약 6,650선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S&P500 기업의 내년 주당 순이익 성장은 전년대비 13%로 제시했는데 이를 넘어선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경우 지수는 단기적으로 7천선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봤다.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는 이에 따라 지수 전체의 상승에 기대하기보다 금융,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 부동산 등에서 모멘텀에 따른 매수가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기술주는 대형 7개 기술기업에 대한 쏠림이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중소형주는 정책 수혜와 기초 여건에서 보다 우호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들의 내년 S&P500 목표치 최하단은 UBS가 제시한 6,400선이다. 비관적 하우스인 JP모건도 6,500선으로 6천선 중반을 보고 있고, BMO캐피탈이 6,700선을 예상하는 등 시장의 낙관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낙관적인 월가 보고서가 이어졌지만 현지시간 27일 미 뉴욕증시는 추수 감사절을 앞둔 한산한 거래 속에 무게감있는 지표들로 인해 쉬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89포인트, 0.38% 내린 5,998.74로 6천선을 내줬다. 나스닥은 115.1포인트, 0.6% 하락한 1만 9,060.48을 기록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138.25포인트, 0.31% 내린 4만 4,722.06으로 밀려났다. 이날 시장이 크게 반등하지 못한 배경은 전날 델 테크놀로지의 실적 실망 이후 엔비디아 등 반도체 업종 전반의 하락이 크게 나타났고, 이와 함ㄷ께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혼조를 보인 탓이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에서 이날 오전 발표한 지난 10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헤드라인 기준으로 한 달간 0.2%, 1년간 2.3%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물가 둔화의 흐름을 깨지 않았지만, 매월 하락폭이 줄어들며서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는 걷어내지 못했다. 이 가운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난 한 달간 0.28%, 반올림 할 경우 0.3%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또한 연간으로 보면 2.8%로 인플레이션 진행 속도는 보다 커졌다. 식품 가격은 변동이 없었고, 상품도 0.1% 내렸지만, 서비스에서 0.4% 올라 전체적인 물가를 끌어올렸다.
헤드라인, 근원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음에도 선물시장에서는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현재 70%로 어제보다 5%포인트 이상 더 높여 전망했다. 다만 내달 인하 이후에는 내년 3월까지 동결 기조가 유지될 확률이 과반 이상이다. 투자은행 가운데 골드만삭스 등은 내년까지 매 분기 기준금리를 한 차례씩 내리는 방안을 현재 유력하게 보고 있다.
하루 뒤 추수감사절 연휴로 이날 고용과 각종 지표가 한꺼번에 쏟아져나왔지만 예상 수준에 그쳤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1만 3천 건으로 견고했다. 대신 2주 이상 실업상태에 놓인 인구가 예상보다 약 1만건 가량 높은 190만 명으로 늘어, 재취업의 어려움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속보치와 동일한 2.8%를 기록했다. 해당 보고서에 담긴 분기별 개인 소비가 3.5% 늘고, 비주거 고정투자가 3.8% 증가하는 등 4분기 미국의 강력한 소비를 바탕으로 한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는 그대로 이어졌다. 애틀랜타연은이 실시간으로 집계한 4분기 성장률 전망치 역시 2.7%로 직전 집계보다 0.1%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날 반도체 업종 전반을 끌어내린 델 테크놀로지는 12.26% 급락했다. 엔비디아 서버 공급에 따른 수요와 달리 기존 사업의 틀을 잡고 있던 개인용 컴퓨터 교체 수요가 급감했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시장 예상보다 낮은 243억 7천만 달러에 그쳤다.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 역시 전망치보다 10억 달러 적은 245억 달러에 그쳤고, 연간 전체 가이던스는 종전보다 낮춘 961억 달러를 제시했다. 미즈호증권의 비제이 라케시 애널리스트는 “성장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며 목표가를 150달러로 내렸고, TD코웬과 바클레이스 등이 보류 의견으로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년 윈도우즈10 지원을 종료한 뒤 개인용 컴퓨터 교체를 기대하는 전망도 나왔지만 부진한 사업 전망에 마이크롱니 하루 3.54% 내렸고, 브로드컴도 3% 넘게 하락했다. 핵심 종목인 엔비디아고 1.15% 하락해 나스닥 전체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 대선 이후 변동성이 크게 이어지고 있는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이날 6% 가까이 재차 반등하며 개당 9만 6,500달러선을 회복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10% 가까이 뛰었고,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마켓 등도 동반 상승했다. 미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로 인해 28일 하루 휴장한 뒤 이튿날은 오전 거래만 열리는 등 주 후반 한산한 거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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