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인사, 계열사·제품별 칸막이 해소에 방점

전효성 기자

입력 2024-11-28 15:21   수정 2024-11-28 16:02


위기론에 직면한 삼성이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했다. 그룹사를 아우르는 경영진단·컨설팅 기능을 수행할 경영진단실이 만들어지면서 계열사별, 제품별 칸막이를 해소하는데 주력했다는 평가다.

▲ 계열사·제품 칸막이 해소에 방점

삼성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칸막이를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계열사별, 제품별 허들을 낮춰 그룹 경영 효율성과 품질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먼저, 계열사별 장벽을 해소하기 위해선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에 힘을 더했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사업지원TF에 박학규 사장이 새로 합류했고, 김용관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업지원TF를 이끄는 정현호 부회장도 유임됐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성을 높이는 취지로 풀이된다.

삼성글로벌리서치에는 경영진단실이 신설됐다. 사장급 조직으로 신설된 경영진단실은 그룹사의 경영진단과 컨설팅 기능을 맡을 예정이다. 초대 경영진단실장은 삼성SDI 대표이사를 역임한 최윤호 사장이 낙점됐다. 최 대표는 과거 미래전략실 전략팀과 사업지원TF에도 몸 담으며 그룹 총괄업무를 맡은 바 있다.

제품간 칸막이를 해소하는 역할은 품질혁신위원회가 맡을 전망이다. 품질혁신위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에 설치되지만, 반도체와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부문을 막론하고 전사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사과문을 함께 내걸었는데 이 때 '삼성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가 사라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사 제품의 품질 개선 역할을 맡은 품질혁신위원회를 통해 제품을 둘러싼 토론문화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삼성은 항공모함…컨트롤타워 필요"

삼성의 그룹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지적은 계속돼왔다. 기존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은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해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미래전략실로 이름을 바꿔가며 명맥을 유지해왔다. 2017년 해체 이후로는 사업지원TF가 일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에 그룹사의 컨설팅 역할을 맡을 경영진단실이 신설되면서 삼성 컨트롤타워의 진용이 갖춰졌다는 평가다. 사장급 인적 보강이 이뤄진 사업지원TF와 함께 그룹의 정책으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올해 연례보고서에서 "경영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재건돼야 한다"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반도체 분야에서 주도권을 놓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위기론'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부회장 3인(한종희·전영현·정현호)이 모두 유임되며 예상보다 쇄신의 폭이 크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안정적 환경을 갖추는 것도 중요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사실상 제한적일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사장단 인사를 통해 미래전략실을 대체할 컨트롤타워의 진용을 갖췄다는 점은 소기의 성과로도 비춰진다. AI 열풍 속에 나홀로 소외되며 위기론을 자처한 삼성이 '안정적 쇄신'을 통해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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