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워’까지 내놓은 롯데…CEO 21명 교체 ‘초강수’

김채영 기자

입력 2024-11-28 20:11   수정 2024-11-29 09:17

    <앵커>

    롯데월드타워까지 은행에 담보로 내놓는 초강수를 둔 롯데가 계열사 CEO 21명을 교체하는 파격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바꾸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겠다는 겁니다.

    김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끊이지 않는 유동성 위기설에 핵심 자산인 월드타워까지 담보로 내놓은 롯데.

    이날 역대 최대 규모의 쇄신 인사를 내며 위기 극복 의지를 보였습니다.

    CEO만 36%가 교체되고 임원 22%가 퇴임했는데, 특히 60대 이상 임원의 절반 이상이 물러났습니다.

    오너 3세 신유열 미래성장실장은 부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습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이사 이영준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유통군 대표이사 3명은 모두 유임에 성공한 반면, 호텔롯데는 법인 내 3개 사업부 대표이사가 전부 물러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이날 롯데는 기관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7조 6천억원 규모의 롯데쇼핑 토지 자산 재평가 계획도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급상승한 부동산 가격이 반영되면 자본 증가에 따라 부채비율이 축소되고 재무 건전성도 재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기설의 중심에 있는 롯데케미칼은 최근 2조원 가량의 공모 회사채에 약정 위반 사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사채 원리금을 갚기 전까지 유지해야 하는 일정 재무비율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겁니다.

    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아 회사채의 신용도를 높이면 채권자들과 협의해 관련 특약 사항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해소되더라도 롯데케미칼은 내년과 내후년 각각 수천억원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를 부담해야 합니다.

    롯데케미칼은 가용 자금 총 4조원을 확보하고 있어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릅니다.

    [전유진 / iM증권 연구원 : 내년 업황이 올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 화학업체 전반적인 재무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센티멘털 악화가 불가피하다.]

    석유화학업계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도 ‘부정적’인 상황.

    여기에 이자 부담도 커 재계 6위 롯데그룹을 둘러싼 암울한 전망은 당분간 걷히기 힘들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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