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처인구 소재 2천600㎡ 규모 비닐하우스에서 다육 식물을 재배하는 이모 씨는 30일 이른 오전 폭설로 무너진 비닐하우스에서 화분을 옮기느라 분주했다.
지난 27∼28일 내린 40㎝ 넘는 폭설로 비닐하우스 3개 동의 지붕이 무너져 이씨의 가족들은 내부에 있던 다육 식물 화분을 다른 비닐하우스로 옮기는 중이다. 이씨는 "무너진 비닐하우스에 있던 화분 10만 개 중 살릴 만한 것들을 골라 일일이 옮기고 있다"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보험도 들어놓지 않았던 터라 피해가 너무 클 것 같다"면서 "일단 화분을 옮기는 데 집중하고 있고 무너진 비닐하우스를 어떻게 철거할지는 나중에 고민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성시 대덕면에 있는 선인장 수출단지도 이틀간 쏟아진 폭설로 피해를 봤다. 이곳에서 선인장을 재배하는 70대 김모 씨의 비닐하우스는 전날 아침 무거운 습설이 쌓이자 한순간에 주저앉았다.
이에 이틀째 난방 장치를 가동하지 못하자 열대성 작물인 선인장들은 상품 가치를 잃었다. 김씨는 지붕이 다시 무너질까 비닐하우스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눈물만 삼키고 있다.
그는 "관계 당국에서 도움을 줄 때까지 복구는커녕 안에 있는 선인장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할 것 같다"며 "공들여 키운 작물을 모두 버려야 하는 상황인데 피해 금액이 어느 정도 될지 가늠도 안 간다"고 했다.
경기지역 곳곳에서는 단전과 단수도 계속 이어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양평군 지평면 무왕리에 사는 이모(62) 씨의 주택도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27일부터 정전과 단수를 겪고 있다. 정전은 사흘이 지난 이날 오전에야 복구됐고 물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이씨는 고령의 아버지, 아들은 수일간 밤에는 촛불을 켜고 캠핑용 난로를 틀어두고 생활하는 중이다. 샤워도 외부에서 구한 물을 휴대용 가스레인지로 데워서 해결하고 있다.
이씨는 "면사무소에서는 근처 숙박시설을 이용하라고 안내했지만, 아버지께서 이동이 어렵고 자택의 석유 보일러가 고장 나지는 않을지 걱정돼 집을 지켰다"며 "얼른 신속한 복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기준 도내에는 농지 42ha, 축사 983곳 등이 폭설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폭설 피해 복구를 위해 재난기금 73억5천만원을 31개 시·군에 일괄 지급하는 등 총 301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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