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효과 '실종'…은행만 노났다

입력 2024-12-01 11:20  

은행 10월 예대금리차 석달 연속 확대
가계대출 가산금리에 이례적 현상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후 은행의 예금과 대출 금리 격차(예대금리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기엔 시장금리가 떨어지며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높이며 가계대출을 조인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이 11월에도 금리를 내렸지만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주력하면서 당분간 예대금리차도 큰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0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신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1.04%포인트(p)로 집계됐다. 이는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은 제외한 것이다.

이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6월 0.51%p에서 7월 0.43%p로 하락했으나, 이후 8월 0.57%p, 9월 0.73%p, 10월 1.04%p 등으로 상승해 석 달 만에 배 이상 뛰었다.

예대금리차는 은행이 돈을 빌려주고 받는 대출금리와 예금자에게 지급하는 금리 간 격차로, 은행 수익의 본질적 원천이 된다.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것은 예금과 대출 금리 격차에 따른 은행의 마진(이익)이 크다는 뜻이다.

은행별 예대금리차는 NH농협은행(1.20%p)이 1위였고, 이어 KB국민은행(1.18%p), 신한은행(1.01%p), 하나은행(0.98%p), 우리은행(0.81%p) 등의 순이었다.

전체 19개 은행 가운데선 전북은행이 5.93%p로 가장 컸다.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2.48%p)와 카카오뱅크(2.11%p)와 함께 한국씨티은행(2.21%p),광주은행(1.99%p) 등도 2%p 안팎으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5대 은행 모두 10월 예대금리차가 전월보다 확대됐다. 대체로 올해 들어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줄어들다가 7월을 저점으로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신한은행은 8월 0.24%p에서 9월 0.53%p, 10월 1.01%p 등으로 매달 두 배 가까이로 예대금리차가 커졌다.

NH농협은행은 8월 1.09%p에서 9월 1.05%p로 예대금리차가 다소 줄었으나, 10월 다시 1.20%p로 늘어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수준 자체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불투명했던 1년 전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의 10월 예대금리차(1.18%p)는 지난해 2월(1.48%p)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신한은행(1.01%p)은 지난해 4월(1.02%p) 이후 1년 6개월, 하나은행(0.98%p)은 지난해 5월(1.06%p) 이후 1년 5개월, 우리은행(0.81%p)은 5월(0.83%p) 이후 5개월, NH농협은행(1.20%p)은 1월(1.50%p) 이후 9개월 만에 각각 최대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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