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을 발효해 된장과 간장 등을 만드는 한국의 장(醬)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가 3일(현지시간) 오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회의에서 장 담그기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했다.
정식 명칭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영문 명칭 'Knowledge, beliefs and practices related to jang-making in the Republic of Korea')다.
위원회는 "장은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가족 구성원 간의 연대를 촉진한다"며 "공동의 행위를 통해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한다"고 평가했다. 장 담그기가 공동체 문화에 큰 역할을 한다고 본 것이다.
한식의 기본 양념이 되어온 장은 발효나 숙성 방식,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이 대표적이다.
장 담그기 문화는 장이라는 음식은 물론 다양한 재료를 준비해 장을 만들고 관리·이용하는 과정에서 전하는 지식, 신념, 기술 등을 포함한다.
콩을 발효해 먹는 문화권 안에서도 한국의 장은 독특하다.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중국, 일본과는 제조법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을 만들고, 지난해에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것은 한국만의 독특한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에 등재된 '한국의 탈춤'(2022)까지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총 22건을 보유해 왔다. 위원회의 등재 결정에 따라 한국은 총 23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가진 국가가 됐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장 담그기는 가족 내에서 전승되어온 집안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으며, 한국인의 일상 문화에 뿌리를 이룬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유네스코는 무형유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국가적·국제적 협력과 지원을 촉진하기 위해 인류무형문화유산 제도를 운영 중이다.
2026년에는 '한지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이 등재에 도전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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