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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과 한국 경제 동일 취급"…6시간 계엄 바라본 월가, 진짜 문제는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신인규 기자

입력 2024-12-04 08:16   수정 2024-12-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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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6시간 동안 환율도,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거의 반 세기만에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가 있었고,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하면서 비상계엄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어떻게 보면 헌법을 수호하는 민주주의가 그래도 빠르게 작동했다고 보아야겠지요. 계엄이 선포된 동안 우리 자산시장의 움직임과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취재한 내용 종합하면 한국의 신인도 문제가 흔들린 부분이 분명히 있고, 이를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우리 경제와 증시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환율 문제부터 보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야간거래에서 1,425원에 마감됐습니다. 주간 거래 종가 대비 22원 넘게 오르면서 마감한 건데 계엄 선포 직후 1,440원선을 돌파하기도 했고요. 환율이 출렁이니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돈을 무제한으로 풀겠다며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사태를 완전히 안정화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비상 계엄이 불가피한 조치고, 계엄시에도 한국 경제가 안정적일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 시장이 동의하지 않은 겁니다. 지난 2022년 영국이 시장 예상과 달리 재원 없는 감세 정책을 펼쳤다가 파운드화가 급락했던 사태가 연상되기도 하는데요. 이 책임을 진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영국 내각 사상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고 물러났습니다.

나라의 경제 기초체력을 살펴볼 수 있는 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가 변동할 때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이란 나라가 불안정해서 이 나라가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는 겁니다.

관련해 해외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BBC에서는 우리나라의 이번 비상계엄이 태국의 쿠데타 사례와 엮여 다루어졌었고요.

월가에선 계엄 소식 이후 그래도 이번 사태가 아주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중론이 모아지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다만 취재중에 연락이 닿은 현지 기관투자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기관들의 회의에서 우리나라 사례가 페루와 아르헨티나와 같은 경제적으로 불안한 나라의 케이스와 비교되어 논의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 후 한국의 대외 신인도 하락이라는 계량화 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해외투자자들이 이를 염두에 두게 된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선 계엄 후 해외 자산시장에 상장된 한국 자산에 대한 공매도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을 냈고요.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관련 ETF는 장중 10% 가까이 급락했다 계엄 해제 소식에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한정해 반응들 살펴보면, 적어도 한국 항공과 여행에는 타격이 어느정도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관련주 영향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그래서 이런 혼란을 우리 정부가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당국이나 기관들이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의 민주주의가 선진국 수준으로 작동을 했기 때문에, 계엄이라는 불확실성이 그래도 단시간에 해소가 된 점을 잘 소명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나 하고도 보는데요.


정부가 조금 전 개최한 긴급 금융현안 회의에서 액션 플랜이 나올 수 있을지 봐야 하고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임시회의를 개최할 텐데, 환율과 경제 측면에서 시장 우려를 충분히 씻을 만한 내용들이 나올지를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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