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여행 주의보까지…‘계엄 후폭풍’에 면세업계 ‘시름’

김채영 기자

입력 2024-12-0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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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환율이 급등하자 면세업계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환율이 급등하자 면세업계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올해 지속된 고환율에 수익성이 급감한데 이어 환율이 급등해 업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46.5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5일에 기록한 1,488.0원 이후 15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이후 윤 대통령이 선포 6시간 만에 계엄을 해제하며 증가 폭은 줄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날 오후 3시 45분 기준 1,41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면세업계는 환율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달러를 기준으로 상품을 팔기 때문에 환율 변화가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된다. 환율이 치솟으면 면세품 가격이 백화점 가격보다 비싸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면세업계는 중국 수요 감소와 고환율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호텔롯데 면세사업부는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2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도 162억원 영업손실을 냈고, 신라면세점과 현대면세점도 각각 382억원과 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 업계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비용 절감에 힘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비상경영 선포에 이어 8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조직 축소, 임원 급여·업무추진비 삭감, 월드타워점 매장면적 축소, 특별 조기 퇴직 프로그램 등을 단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달 15~29일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신청 받고,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은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면세업계뿐 아니라 여행업계에도 계엄 후폭풍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비상계엄 선포 사실이 해외에 알려지자 영국 외무부는 한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발령했고, 이스라엘 외무부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국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했다. 미국 국무부는 계엄령 해제 후에도 상황이 불안정할 수 있다며 시위 지역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수요 감소와 고환율로 안 그래도 업황이 어려운데 비상계엄 후폭풍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환율 불확실성이 커져 앞으로가 막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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