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외환시장…"8년 전 탄핵정국 때보다 상황 안 좋다"

유주안 기자

입력 2024-12-05 17:38   수정 2024-12-0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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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외환시장이 극단적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탄핵 소추안을 표결에 부치겠다는 야당과 달리 여당은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는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과거 두 차례 탄핵정국에서도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였는데, 유주안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를 훌쩍 뛰어넘어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2원에 마감했는데, 이날 밤 10시 27분경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해제요구안을 가결한 새벽 1시 1분 사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40을 단번에 뛰어넘었습니다.

    계엄이 해제되고, 국회에 탄핵소추안이 보고되는 상황에서 급등한 환율은 다소 내려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1410원대에서 움직이며 최근 2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중입니다.

    과거 탄핵정국 사례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불안한 정치상황을 반영하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낸 바 있습니다.

    8년 전인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 발의 직전부터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정까지 약 3달 간 원달러 환율은 100원 가까운 변동폭을 보였습니다.

    지난 2016년 11월 초 1140원 전후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탄핵안이 발의된 12월 5일 1170원 대로 올라갔고, 연말이 되며 1210원 수준까지 변동폭을 확대했습니다. 이후 하향안정하다 헌재 결정일 반짝 오른 후 내림세를 이어갔습니다.

    이에 앞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반대로 움직였는데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 116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바로 안정세로 돌아섰다가 헌재 기각 판결을 전후로 1190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현 시점에서 맞은 탄핵정국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8년 전과 유사하지만 외환시장을 둘러싼 여건은 보다 어려워졌습니다

    [인터뷰]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8년 전에는 트럼프 1기 체제가 들어섰던 시기인데, 세계 경기가 호조로 돌아서면서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기조로 가면서 환율이 떨어지는 쪽으로 나타났습니다. 현 시점에선 정국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며, 국내 사회 경제 문화 외교 전반에 대한 외국인의 눈높이를 상당히 낮추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트럼프 2기는 중국과 통상마찰, 관세정책, 재정정책 등 부분이 전체적으로 강달러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것이기에 환율은 이전에 생각했던 1350원 이상의 가격 수준에서 다소 상승한 1400~1450원 정도가 1, 2분기의 주요 레인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긴급 브리핑을 갖고 "계엄사태 이후 새 쇼크가 없다면 천천히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해외투자자들의 충격과 오해는 어느 정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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