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전망 나왔다…"구조적 디스카운트"

김종학 기자

입력 2024-12-09 17:37   수정 2024-12-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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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드만·BofA·RBC 내년 원화 1450원
    노무라증권, 상반기 1500원 전망
    <앵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안 폐기 등 국내 정치 혼란에 대해 국제사회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노무라증권은 내년 원화 가치를 1,500원 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하방위험성을 경고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미국 뉴욕 특파원 연결하겠습니다.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떤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주요 외신, 투자기관들은 선진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한국에서 발생했다며,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를 깨뜨렸다는 비판들을 지난 주말 내내 이어갔습니다.

    미국 유력 매체인 포브스는 윤 대통령의 무모한 행보로 인해 ‘5100만 명의 국민이 장기간에 걸쳐 분납하듯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무대에 한국이 설 준비가 부족했다는 인식이 확고해졌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장이 옳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고까지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안을 시시각각 전달하고 있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도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경제 성장률은 사실상 정체 상태였고, 원화는 주요 통화국 최약체가 됐다”고 지적합니다.

    미 국무부의 당혹감도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 국무부는 직접대응은 자제한 채 “헌법에 따라 한국의 민주적 제도와 절차가 완전하고 적절히 작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사태 해결이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지난주 간담회를 연 S&P글로벌을 포함 무디스와 피치레이팅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신용등급이 여전히 건재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하지만 피치 레이팅스는 지난 금요일 짧은 보고서에서 전례를 볼 때 이번 정국 혼란이 수 개월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정치적인 분열로 경제 정책과 재정 관리에 타격이 있을 경우 신용 등급의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주한 미군 방위비 등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고, 국내는 부동산 부문에 얽힌 역풍 등 안팎으로 민감한 사안을 해소할 리더십 부재가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시장 반응을 보면 외국 투자자들은 사태를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은 급락하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치솟고 있습니다. 그런데 월가에선 내년에 달러당 1,500원까지도 언급한 보고서가 나왔다고요?

    <기자>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의 시각을 종합하면 한국 경제 여건이 이미 원화 약세를 향하고 있었고, 이런 상황은 지난 12월 3일 비상 계엄 사태로 가속화됐다는 겁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RBC캐피탈 등 등 주요 기관들은 이번 사태와 수출 사이클 약화로 내년 한국 원화 가치가 달러당 1450원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노무라증권은 달러당 1500원선을 향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내놓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시아 금리, 외환 책임인 아다르쉬 신하는 지난 금요일부터 전날까지 외신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원화는 약세였다”며 “상반기 1,450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다르쉬 책임은 지난 주 계엄 해제 이후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을 동원한 무제한 유동성 공급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한 위안화 약세, 반도체 사이클 부진 등으로 한국 통화 가치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골드만삭스의 카막샤 트리베디 외환 전략 책임은 현재 연 3.0%까지 낮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인하 폭을 늘려 컨센서스보다 낮은 2.25%, 즉 0.75%포인트 더 내릴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트리베티 책임도 원화와 높은 상관관계에 있는 위안화의 평가 절하가 더해져 환율이 현 수준에서 쉽게 내려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리 원화에 매번 비관적 전망을 고수해온 노무라 증권은 지난 6일 보고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강달러와 구조적인 경제 약점이 커져 내년 상반기 내 달러당 1500원이 될 것으로 주장합니다.

    외국인들의 한국 시장 이탈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 거래 중인 국내 금융기관들도 환율이 추세적인 상승에 돌입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국 장기 국채 움직임에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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