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두산에너빌리티·로보틱스 합병건에 사실상 기권

국민연금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분할 합병에 대해 사실상 기권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제15차 위원회에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분할 합병 승인의 건에 대해 조건부 찬성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찬성 조건은 10일 기준 주가가 주식 매수 예정가액보다 높은 경우이며, 이외에는 기권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두산에너빌리티 20,890원, 두산로보틱스 80,472원인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 수책위가 사실상 기권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17,380원), 두산로보틱스(57,400원)의 종가를 고려할때 양사의 주가가 20.2%, 40.2% 가까이 상승해야 주식 매수 예정가액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10일이란 기준은 합병 반대 의사 통지 마감일 전일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합병 회사의 주주는 주총 전 합병 반대 의사를 통지해 매수 예정가액으로 주식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수책위 측은 이 같은 결정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분할 합병과 관련해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은 갈렸다. 글래스루이스, 한국ESG기준원, 한국ESG연구소 등은 찬성 의견을 냈고, ISS, 서스틴베스트 등은 반대를 권고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12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분할 합병 관련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