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이 대출을 내줬으나,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금액이 전년대비 20%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은행들이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늘린 기업대출이 경기 불황 속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입니다.
전범진 기자입니다.
<기자>
3분기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이 보고한 무수익여신의 총합은 전년동기 대비 19.6% 급증한 4조2,000억원.
무수익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채권조정,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수입이 없는 이른바 '깡통 대출'을 지칭합니다.
특히 농협은행은 이 기간에 5대은행 증가액 7,000억원 중 4,200억원을 차지하며 손실이 집중된 모습입니다.
업계에선 깡통대출이 기업대출 분야에서 집중됐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금융권에선 은행권의 기업대출 경쟁 속에 이전보다 낮은 신용등급의 기업들에게도 대규모 대출이 이어졌고, 경기 불황속 부실율 이 독이 됐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중소기업에 집중적으로 대출을 내준 은행들은 피해가 더욱 컸습니다.
중소기업 대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행은 무수익여신 잔액이 2조4,000억원으로, 1년 사이 31% 폭증했습니다.
법적으로 대기업 대출이 불가능한 인뱅 3사의 깡통대출 잔액은 5,400억원으로, 3분기 누적 순이익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시중은행 중 부실 규모가 가장 큰 농협은행은 대기업대출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이기도 합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경쟁이 과열돼 피해가 커진 측면이 있다"며 "4분기에 1,500억원대 대출 상각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알렸습니다.
금융권에선 앞으로 사정이 더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4분기부터 내수부진이 본격화돼 한국은행이 '깜짝 금리인하'를 꺼내들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깡통대출 역시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지난해 부동산 PF 리스크로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한 은행들은 이번에는 대출부실로 또 한번의 충당금 적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 TV 전범진입니다.
CG제작/정도원
영상편집/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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