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잡초? 이제는 1조 원 수출 '검은 반도체' [세종살롱]

입력 2024-12-13 17:11   수정 2024-12-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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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뉴스 유튜브 [세종살롱]

    ◆ 방송 일시 : 2024년 12월 13일 오후 5시
    ◆ 진행 : 이해곤 기자
    ◆ 출연 : 농림축산식품부 박승준 어촌양식정책과장

    ◇이해곤 기자 : 안녕하세요~ 세종살롱 이해곤 기자입니다. 이번주 세종살롱에서는 ‘검은 반도체’라고 불리는 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최근 김 수출이 1조 원을 넘어섰다고도 하는데요. 김 산업, 넓게는 우리 양식 산업에 대해 박승준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과장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검은 반도체’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수출이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1조 원까지 달성했어요.

    ◇박승준 과장 : 김 수출은 지난해 7억9000만 달러, 약 1조 원 수출을 달성했습니다. 올해도 10월 기준 8억5000만 달러, 1조2000억 원을 달성해 이미 2023년도 세운 역대 최고 수출기록을 경신했고, 올해 연말까지는 사상 최고인 1조4000억 원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 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해곤 기자 : 세계 김 시장의 70%를 우리나라가 점유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수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왜 이렇게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거죠?

    ◇박승준 과장 :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수한 원료품질, 다양한 가공기술, 맞춤형 해외마케팅 등이 있습니다.
    우선 과거 해외에서는 김을 'Seaweed(바다잡초)', 'Black paper(블랙페이퍼)'라는 인식으로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김을 식탁에서 밥과 함께 먹는 동반식품으로 짠맛이 강하고, 쌀밥 문화가 없는 해외인들이 먹게 하려면 다른 마케팅이 필요했던 거죠.
    쌀밥을 먹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김을 쌀밥의 동반식품이 아니라 간식, 스낵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죠. 그래서 김의 짠맛을 줄이고,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김부각, 김칩 등 다양한 맞춤형 제품으로 마케팅을 한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두 번째로 제품 자체가 가지는 우수한 원료 품질입니다.
    김은 전 세계적으로 '건강식', '비건식품', '할랄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김은 우리나라 청정바다에서 생산이 되는데, 바다에는 우리 몸에 없어선 안 될 미네랄 성분, 예를 들면 요오드, 철분 등 30여 가지 미네랄이 함유돼 있어서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김은 해외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여기에 더해 K-POP과 한국 드라마 등이 해외에서 각광받는 '한류 열풍'으로 우리나라 김의 해외 인지도가 더욱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죠.
    그리고 이러한 우수원료 품질에 더해 우수한 가공기술도 한몫하고 있죠. 기존의 마른김, 조미김에서 다양한 종류의 조미김을 생산할 수 있는 가공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냉동김밥'의 경우 김밥용 김은 전 세계 우리나라 김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은 마른김을 생산할 때 김 두께가 두꺼운 반면에 우리나라는 김의 두께를 두껍게도 할 수 있고, 얇게도 할 수 있는데, 두께가 얇아야 하는 김밥용 김의 생산은 우리나라만 가능하다는 것이 김 수출업계의 설명입니다.



    ◇이해곤 기자 : 세계 많은 곳에서 우리 김을 원하고 있지만 하지만 실제로는 김 수급이 모자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구요. 국내에서 김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도 이슈가 됐어요.

    ◇박승준 과장 : 네, 말씀하신 것처럼 올 상반기에 국내 내수 김 가격이 전년보다 상승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해수부에서는 김 가격 상승에 따른 김 장바구니 가격 안정을 위해 올해 4월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고, 10월 말에도 김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연달아 발표해 지속적인 김 가격 할인행사와 김 생산지 확대 등을 통해 김 물가안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김 생산지 확대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점은 축구장 3800개 넓이의 2700㏊ 규모의 양식장을 신규로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외해, 먼바다에서도 1000ha 규모에서도 시험양식을 추진한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확대된 면적에서 12월부터 김 생산이 시작되기 때문에 김 수급과 가격은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만, 계속해서 수급상황 및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바다가 아닌 육상에서도 김 양식을 할 수 있게 기술개발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해곤 기자 : 수급을 늘리기 위해 먼바다에서 양식을 하고, 육상에서도 양식을 한다. 특히 이 육상에서 양식을 하는 것,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박승준 과장 : 김 양식은 그 동안에 육지와 가까운 연안에서 주로 양식을 해왔습니다. 이렇게 계속 연안에서 면적을 확대해 양식을 하다 보니 김 양식 적지가 대부분 다 차 있었고, 이런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먼 바다에서 양식 적지를 찾아 김 양식을 시도하는 정책을 올해 처음 도입했습니다.
    육상에서는 스마트팜과 같이 별도의 대형수조에서 바다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김을 재배하는 기술을 R&D를 통해 확보한다는 내용입니다.
    벌써 동원F&B, CJ, 풀무원, 대상 등 국내 김 관련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이러한 산업계 요구에 따라 정부에서도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약 350억 원을 투자해 R&D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육상에서 김 양식을 하는 경우, 바다에서 겨울에만 생산하는 김을 1년 연중 생산할 수 있고, 다양한 자동화, 무인 장비를 접목해 고된 노동을 줄여 생산 편의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바다 양식에 비해 초기 투입비용이 많고, 생산비용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생산효율과 경제성을 얼마나 더 높아지는지를, 실제로 어업인이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를 어떻게 할 건지 등을 목표로 R&D를 통해 개발하고 실증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해곤 기자 : 우리나라 어촌은 다양한 양식 산업을 하고 있죠. 주요 양식 품목, 대표적인 양식 품목 어떤 것이 있을까요? 혹은 이색적인 것들이라든지요.

    ◇박승준 과장 : 대략 우리나라에서 양식을 하는 품종은 대략 80여 가지가 됩니다. 보통 양식수산물은 제철에 먹어야 맛있죠?
    겨울 제철에 맛볼 수 있는 굴,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전복, 멍게,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광어, 우럭, 참돔 등이 대표적인 양식 품목입니다.

    ◇이해곤 기자 : 정말 다양한 양식이 이뤄지고 있네요. 그런데 기후 변화 때문에 양식 농가도 어려움이 많다고요. 해수온이 올라간다던지 해서요.양식 산업이 어촌의 큰 소득원인 만큼 산업 보호를 위한 대책들도 필요하겠네요. 어떤 대책들이 준비되고 있나요.


    ◇박승준 과장 : 올해 여름 엄청 더웠죠? 육상이 더운 만큼 우리 바다도 엄청 더웠고, 바다에 사는 양식물고기도 많이 더워서 고수온 피해가 많이 발생해 어업인들께서 힘들게 여름을 보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고수온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수부에서는 이와 같은 고수온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9월부터 관계기관 합동 TF를 구성 대책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이번대책에는 고수온에 강한 양식어종을 개발하고, 업종전환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예정인데요. '수산·양식분야 기후변화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해곤 기자 : 최근에 BTS의 진이 군대에서 제대하고 ‘슈퍼참치’라는 노래를 다시 냈어요. 이게 2년 전에 나왔던 건데. 이 노래 잘 아시죠? 해수부와 관계가 많다면서요.

    ◇박승준 과장 : 제가 주한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코로나19 확산과 무역분쟁 등으로 수산업계도 근심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입 문제로 국내 업계의 안타까운 상황을 일선 현장에서 경험하며, 좀 더 우리 수산물의 우수성을 재미있게 알려 중국 내부의 인식 전환과 소비 확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뭘지 고민하던 차에, 양식도 하고, 우리나라 대표 원양 품목인 '참치 챌린지'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이해곤 기자 : 이 챌린지가 유튜브를 뜨겁게 달궜고, 과장님도 여기에 동참하셨던 걸로 알고 있어요. 중국에서 인기도 많았고요.

    ◇박승준 과장 : 제가 직접 하나하나 짠 안무를 스크립트로 준비하기도 했었어요. 좋은 취지에서 도전한 터라, 중국대사관의 여러 직원들이 협심해 도와줬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유튜브, 웨이보 등의 온라인 플랫폼이 크게 성장하는 시기도 맞아 조회수가 무려 800만 회가 나왔습니다. 국내 수산물을 중국인들이 더 애용하고 사랑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던 터라, 큰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해곤 기자 : 우리 수산물 수출에 대한 열정이 느껴집니다! 김을 비롯해 우리 수산물 수출이 정말 앞으로 꼭 ‘대박’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과장님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세종살롱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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