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의 혼란 속에서도 조선 관련 ETF(상장지수펀드)의 선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환율 상승과 트럼프 정부發 수혜 기대감 등으로 조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ETF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인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의 3배에 달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일 기준 'SOL 조선TOP3 플러스' ETF는 한 달 전 대비 10.2% 급등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 3.2%를 압도하고 있다.
이 ETF는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 관련 종목을 담고 있다.
조선업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HANARO Fn 조선해운' ETF도 한 달 사이 10.8% 상승했으며 'KODEX K-친환경조선해운액티브' ETF는 11.3%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계엄 사태 이후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 문제에서 조선업이 다소 벗어난 업종이라는 인식에 더해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과의 협력 강조 메시지를 내고, 화석연료 부흥책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실제, 외국인들이 최근 한 달간 조선 종목들을 대거 담았는데, 최근 한 달 사이 HD한국조선해양을 630억원 순매수했으며 HD현대미포와 삼성중공업도 각각 310억원, 40억원 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2천59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내년 조선업종의 호실적이 예상돼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국은 역사상 최고의 수주 점유율을 기록하고 한국의 점유율이 급락했지만, 내년에는 오히려 한국 조선사들이 선주들에게 더 매력적인 인도 일정을 제시할 수 있는 상태"라며 "한국 점유율이 올해보다 증가해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은 조선사들의 이익이 의미 있게 개선되는 원년으로, 악성 수주들이 잔고에서 대부분 소진됐고 인력 부족 문제가 해소됐다"며 "후판 가격의 안정화 정도에 따라서는 기존 예상보다 빠른 실적 개선도 가능하며 호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용진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에서 중단됐던 LNG 수출 프로젝트들이 재개하면 내년부터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C) 발주는 카타르를 제외하곤 과거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 발주분의 대부분은 한국이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며 "또한 자재비 및 인건비의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조업일수와 공정이 정상화되는 4분기부터의 조선사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조선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 중에는 환경정책 후퇴와 관세율 상향 조정 등이 포함돼 있는데, 환경정책의 후퇴는 친환경 선박 발주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러한 신기술에 강점을 보유한 한국 조선사들에 더 예민한 이슈가 될 수 있다"며 "또한 보편관세의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장기화할 경우 교역량 감소로 이어져 선박 발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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