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탄핵 영향 '제한적'…한은 "이번엔 다르다"

유오성 기자

입력 2024-12-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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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탄핵 국면이 금융·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한국은행은 과거 사례와 달리 현재 대외 여건 변화로 실물 경제가 위축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경제 시스템이 정치와 독립해 작동한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한국은행은 15일 '비상계엄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여야가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합의함으로써 대외에 우리 경제시스템이 정상 작동한다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탄핵 국면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과거 두 차례 탄핵 국면에서 주가는 투자심리 악화로 하락했다가 국회 탄핵안 가결 이후 단기간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2004년에는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을 배경으로 전년도에 이어 상승 추세가 이어지다가 중국의 긴축전환 등으로 상당폭 조정되었으며 2016년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로 장기간 상승 추세를 지속했다.

외환시장에서도 환율은 국회 탄핵안 가결 전후로 변동성이 확대되다가 전반적으로는 글로벌 달러화 흐름 등에 영향받으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2004년의 경우 수출 호조 및 미 연준의 완화기조 등으로 전년에 이어 원·달러 환율이 강세 흐름을 보였으며, 2016년말 이후에는 미국 신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에 따라 약세를 보이다가 강세로 전환했다.

다만 과거 탄핵 국면과 달리 이번에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보고서는 "2006년 중국의 고성장, 2016년 반도체 경기호조 등 우호적인 대외여건이 수출 개선을 통해 성장세를 뒷받침했으나, 이번에는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주력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대외여건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이번 사태가 주로 정치적 요인에 의해 촉발된 만큼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분리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경제정책이 정치상황과 분리되어 추진되고 경제시스템이 여야정 합의로 운영 된다는 신뢰가 유지될 경우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해외요인이 국내요인과 중첩될 경우 경제적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야정 합의를 통해 지난 두 번의 사례에 비해 경제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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