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축의금 '골머리'…"본질 왜곡"

입력 2024-12-18 12:42   수정 2024-12-1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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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매체들, '돼지고기 한근 값' 축의금 조명
혼인신고·출산율 동반 하락 속 '인정 부담 감경' 강조



중국에서 혼인과 출산율 감소 속에 과도한 결혼 비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관영매체들이 '돼지고기 한 근' 값을 축의금으로 내는 한 농촌 지역의 풍습을 조명하고 나섰다.

중국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8일 "중부 후난성 주저우의 룽샤 마을의 지역 풍습이 최근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마을 사람들은 혼례나 장례를 열 때 돼지고기 500g(중국의 '한 근')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축의금·조의금을 낸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런 전통은 소박하지만 따뜻한, 물질적 부보다 생각과 감정을 중시하는 농촌 공동체 문화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돼지고깃값 축의금' 풍습을 보도한 후난일보는 "주저우 차링현에선 고기 한 근 값이 10위안(약 2천원)이면 10위안을, 12위안(약 2천400원)이면 12위안을 낸다"고 설명했다.

후난일보는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선물 교환을 중시했고 혼례는 인정이 오가는 중요 행사였으나, 경제 발전과 사회 분위기 변화에 따라 일부 지역의 결혼 관습이 원래 궤도를 벗어나 경쟁과 사치에 빠졌다"며 "고액의 '차이리'(彩禮·결혼식 때 신랑이 신부 가족에 주는 돈)와 호화로운 결혼 연회, 번거로운 의식은 부담과 괴로움을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혼례의 본질을 어느 정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인구 구조의 변화와 경제 둔화, 취업난 등이 겹치면서 결혼과 출산율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392만8천건)에 비해 49만8천건(12.7%) 감소한 것으로 2013년 이후 최소치를 나타냈다. 2014년 상반기(694만건)와 비교하면 10년 새 절반에도 못 미치게 됐다.

중국의 연간 혼인신고 건수는 2013년 1천346만9천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곧 감소세였다. 2019년 처음으로 '1천만건' 벽이 깨져 927만3천건(8.5% 감소)을 기록했고, 이후 2020년 814만3천건(12.2% 감소), 2021년 764만3천건(6.1% 감소), 2022년 683만5천건(10.6% 감소)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출산율도 함께 떨어지는 추세다. 중국의 지난해 출생 인구는 902만명으로 2년 연속 신생아 수가 1천만명을 밑돌았다. 작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미국(1.62명)보다 낮은 1.0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당정은 해마다 최우선 국정 과제를 제시하는 '1호 문건'의 올해 주제를 예년처럼 '삼농'(三農·농업·농촌·농민) 문제로 정했으나, 올해 문건에선 "고액의 차이리와 대규모 겉치레 행사, 어지러운 장례 등 두드러진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스려야 한다", "농촌의 인정 부담(人情負擔·결혼이나 장례 등 행사로 인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 등 언급을 포함했다. 중국 1호 문건이 관혼상제 부담을 명시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제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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