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내리면서도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자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로 치솟았습니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해 각종 조치들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도 셈법이 복잡해진 모습입니다.
보도에 유오성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에 마감했습니다.
환율이 1,450원 선을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시기인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원화 약세와 미국 달러 가치 강세가 겹친 탓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늘 새벽 기준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면서 내년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3.9%로 제시했습니다.
당초 전망치인 3.4%에서 0.5%포인트 올려 잡은 건데 내년 금리인하 속도를 늦추겠다고 시사한 겁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뜨거운 데다 일본은행 금리 동결이 달러 강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을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자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외환수급 개선방안을 담겠다고 했고, 금융위원회는 은행에 외화 결제와 대출 만기 조정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외환당국은 이달 말 만료 예정이던 국민연금과 외환 스왑 계약 기간을 내년 말로 연장하고 한도도 기존보다 10% 증액하기로 합의해 외환시장 안정을 도모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다음달 중순 금통위를 앞둔 한국은행은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경기 위축 가능성을 고려하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환율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TV 유오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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