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인선...공공기관 4곳 중 1곳 '리더십 공백'

전민정 기자

입력 2024-12-24 17:44   수정 2024-12-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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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발 리더십 공백', 부처 얘기만은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기관장 선임은 주무부처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절차를 밟게 되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공공기관장 인선 작업도 사실상 '올스톱'됐습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339곳 중 70여개가 넘는 공공기관이 기관장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된 기관장이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공공기관은 30여곳인데요.

    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한국벤처투자는 1년 넘게, 강원랜드와 한국관광공사는 1년째 기관장 임명이 지연되며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임기가 끝났음에도 전임 기관장이 레임덕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기관장 임기만료 공공기관'도 40여곳.

    한국부동산원 원장은 후임자 선임 지연으로 10개월째 기관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한전KPS와 한국전력기술은 신임 사장이 선임됐음에도 최종 결정 과정인 대통령 임명이 미뤄지면서 반년 째 전임 기관장이 업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에스알(SR)과 한국환경공단 등 이달 임기가 끝나는 기관들까지 더하면 80여곳, 즉 전체 공공기관 4곳 중 1곳이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은 셈입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기관장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내부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이후 공고를 내는 일정을 정하는 건 대통령실과도 소통을 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전했습니다.

    문제는 주요 기관장에 대한 인선 작업이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습니다.

    현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공기관장 임명권을 행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더불어민주당이 권한대행의 인사권에 강한 제동을 걸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정부가 내란·김건희 여사 특검법 공포를 미루자 탄핵 절차를 바로 개시하겠다고 예고하고 있어 인선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내년 1분기에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 등 34곳의 기관장의 임기가 추가로 만료되는데요.

    결국 탄핵 사태가 마무리돼 정국이 안정되거나 조기 대선이 이뤄질 경우 내년 상반기는 돼야 기관장 선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입니다.

    수장 인선은 늦어지고 있지만 공공기관들은 리더십 공백이 없도록 계획된 업무를 차질없이 준비해나가겠다는 입장인데요.

    그럼에도 불안감은 지울 수 없습니다.

    또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관장 공석에 따라 정부의 정책 사업 집행의 규모가 큰 기관의 경우 기관장이 없으면 대행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이렇게 되면 정책 사업 집행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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