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된 것이 통계로 확인이 되었죠?
<기자>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가 88.4를 기록해 기준치인 100을 훨씬 밑돌았습니다.
한국은행이 매달 조사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앞으로 지출전망 등을 지수화한 것이고요, 지난달까지는 기준치인 100 수준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한달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달 초 계엄사태 이후 7일에 탄핵소추안이 1차로 국회에서 불성립됐고 14일에 가결됐습니다. 조사가 이뤄진 기간이 10일부터 17일까지였다는 점에서 정국의 불안이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처럼 한달만에 소비자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사례는 과거에도 흔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펜데믹,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사태 등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는데, 이번엔 경제 위기가 아닌, 정치불확실성이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 앞으로 실제 소비가 줄어들게 될까요? 소비자들은 어떻게 응답했습니까?
<기자> 이번 조사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급속도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개월 전과 현재 경기를 비교해 판단한 현재경기판단지수와 앞으로 6개월 후 경기를 예상한 향후경기전망지수 모두 큰 폭으로 악화돼, 이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취업기회전망지수도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도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고환율로 인해 물가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고, 가계부채도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씀씀이도 줄일 것으로 예상 되는데요, 앞으로 6개월 후에 소비가 어떨 지를 나타낸 소비지출전망지수도 전달보다 떨어졌는데, 응답자들은 고정비용인 주거비나 교통·통신비는 크게 줄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행비(-8p), 의류비, 외식비, 오락·문화비 (각 -6p) 위주로 지출을 크게 줄일 것이라 답했습니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지금보다 가중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이미 이번 계엄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여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통계청이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의 판매금액을 조사해 작성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실제 소비동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인데, 이 지수가 하반기 들어 8월을 제외하곤 하락세입니다. 가뜩이나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계엄사태가 발생하며 아예 지갑을 닫게 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소비 위축이 내수 회복 지연으로 이어질까 우려됩니다. 수출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내수가 더 안 좋아지면 내년 경제상황이 더 어려워질텐데요.
<기자> 한은이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내렸음에도 대출금리는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환율이 1450원 수준까지 넘어서면서 앞으로 물가관리가 좀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우리는 국정 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년도 경제에 대한 눈높이는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 경제가 1.8~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이같은 인식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는 여러가지 하방 리스크로 인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고, 내년도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경제성장이 잠재성장률에 못 미친다는 건, 경제가 불황에 놓인 것을 의미합니다. 어떻게든 내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거의 없는 상황인데, 추경 편성과 관련해선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야당 쪽에서는 추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점차 높이고 있고, 환율 등으로 통화정책이 어렵게 되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공개적으로 추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상목 부총리는 유보적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내년도 예산을 당장 1월 1일부터 집행될 수 있도록 우선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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