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 마감 이후 유통 업계에 굵직한 이슈가 나왔습니다.
이커머스 경쟁자인 신세계와 중국 알리바바가 손을 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겁니다.
두 회사가 전격적으로 손을 잡은 배경과 관련주의 움직임까지 취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신세계가 알리바바와 내년에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의 자회사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5 대 5로 출자해,
내년 합작법인인 '그랜드오푸스홀딩'(가칭)을 세운다고 어제(26일) 공시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G마켓을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고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합작법인의 자회사로 편입됩니다. 다만 두 플랫폼은 지금처럼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특히 지난 6월에 선임된 정형권 G마켓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정 대표는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냈습니다.
<앵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승부수를 띄운 건데,
G마켓과 알리바바가 취할 수 있는 이점은 뭡니까?
<기자>
알리바바그룹이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60만여 명에 이르는 G마켓 판매자(셀러)의 해외 진출을 도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석인데요.
알리바바그룹은 미국, 중국 등 전세계 200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했는데,
이 네트워크가 더해지면 경쟁력 있는 셀러를 유치하는 게 수월해질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신세계는 2021년 6월 G마켓, 당시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약 3조4400억원에 매입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지만 인수 첫해에만 흑자를 낸 후 2022년과 2023년 연이어 영업손실을 기록했죠.
그간 지속됐던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기 위해 G마켓을 떼어내 알리바바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전략을 선택한 겁니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도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추고도 유해 물질 검출 등으로 논란이 일어 국내 성장세가 한풀 꺾였던 상황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동맹이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 동맹이 국내 이커머스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기자>
국내 시장에서 신뢰도를 확보한 신세계의 G마켓과,
알리바바의 막강한 판로와 자본력이 합쳐지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은 분기 매출만 40조원 안팎에 이르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동맹을 두고 '반(反) 쿠팡 연대'라는 얘기도 나오는데요.
쿠팡이 독주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쿠팡과 대적 가능한 플랫폼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1월 알리익스프레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967만6267명으로 이커머스 앱 분야 2위입니다.
1위인 쿠팡과 격차가 큰데요. G마켓은 562만3947명으로 11번가, 테무에 이어 5위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이마트를 비롯한 신세계 관련주가 반응하는 모습인데요.
증권가에서는 CJ대한통운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고요?
<기자>
이마트는 연결 자회사인 G마켓 여파로 연간 약 1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영향이 있었는데요.
향후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 만큼 전날 시간외 거래에서 이마트 주가가 반응했죠.
다만 이날 이마트 주가는 8% 이상 하락하고 있습니다.
전략 파트너를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시장에서 시너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서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뚜렷한 전략 방향성이 없던 G마켓이 전략 파트너를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CJ대한통운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6월 신세계그룹 내 택배를 전담하기로 신세계 측과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이미 알리익스프레스 직구 물량의 80%를 CJ대한통운이 처리하고 있고요.
NH투자증권 측은 "합작법인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역직구가 확대되는 것은 CJ대한통운에게는 기회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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