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어수선한 정국이 이어지자 시위를 주도하는 시국 관련 단체들에 대한 후원이 유례가 없는 규모로 늘어 단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주말 '남태령 1박 2일 트랙터 시위'를 주도한 전국농민총연맹(전농) 관계자는 27일 "시민들의 후원이 계속 늘어나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겨를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분에 넘칠 정도로 많은 지지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전농에 후원을 했다는 직장인 정모(26)씨는 "남태령 집회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소액 후원금을 보냈다"며 "12월 내내 집회 현장에 가지 못한 날에는 부채감이 느껴져서 그렇게라도 마음의 짐을 덜고 싶었다"고 말했다.
후원 열기는 다른 단체에도 퍼지고 있다. 시민들은 전태일의료센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등 노동단체의 소식을 SNS로 공유하며 '릴레이 후원'에 나섰다.
지난 25일 경상북도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농성 현장에 사용할 물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날까지 2리터(ℓ) 생수가 3천병 넘게 모였다. 전태일의료센터는 23일 후원자가 몰려 홈페이지가 잠시 접속 장애를 빚기도 했다.
전태일의료센터 관계자는 "22일 SNS에 전태일의료센터에 기부를 독려하는 글이 퍼지며 시민들의 후원이 이어졌다"며 "이전까지 40% 정도였던 후원 목표 달성치가 23일 기준 57%를 넘었다"고 밝혔다.
탄핵 촉구 집회에서 아이돌 응원봉을 흔들던 팬덤 소속 시민들도 릴레이 후원에 적극적이다. 팬들이 연예인의 명의로 후원금을 모아 전달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연극·뮤지컬 팬인 정모(24)씨는 "대학로 팬들은 낮 공연을 보고 집회에 가는 관객과 집회에 갔다가 저녁 공연을 보는 관객이 교차하는 순간을 '배턴 터치'라고 표현한다"며 "대학로에도 '선결제 매장'이 생기는 등 집회 참석을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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