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코스닥 상장 과정에서 매출 급감 사실을 숨기고 기업가치를 부풀려 상장한 파두를 검찰로 송치한 가운데 최근 상장 기업 중 증시 입성 직후 실적이 크게 꺾인 기업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 기업에 대해선 회계 심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매출을 허위로 늘린 사실이 확인되면 감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파두처럼 수익성은 크지 않으나 성장성을 가진 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완화해 주는 기술성장특례로 상장한 기업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상장 전과 비교해 상장 후 매출이 크게 떨어진 기업에 대한 명단을 추리고 일부 기업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사 대상은 5년 이내 상장 회사로 좁혔고, 상장 직전 연도와 상장 직후 연도의 매출액 변화를 비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액이 급감한 기업을 따로 뽑은 다음 금감원이 어떤 자체 기준을 추가로 적용해 심사 기업을 추리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경제TV가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특례로 상장한 102개 회사의 상장 전후 실적을 전수조사·분석한 결과 상장 전년도보다 상장 당해 매출이 50% 이상 감소한 기업은 8개로 나타났다. 2022년 1곳, 2023년 3곳, 2024년 4곳 순이었다.
올해 상장한 기업은 아직 연간 실적이 집계되지 않은 만큼 상반기 혹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 추세가 지난해 매출의 50%에 못 미치는 기업을 선정 대상으로 삼았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2일 신규 상장 직후 매출액이 50% 이상 감소한 기업을 예시로 들며 사후 심사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2년 상장한 에이프릴바이오는 상장 이전해인 2021년 23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다음 해 매출은 2억 원에 그쳤다.
2023년 증시에 입성한 파두와 큐라티스, 마이크로투나노는 1년 전보다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
파두는 2022년 564억 원에서 2023년 225억 원으로, 큐라티스는 84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급감했다. 마이크로투나노도 414억 원에서 94억 원으로 매출이 추락했다.
물론 4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는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씨메스, 아이빔테크놀로지, 디앤디파마텍의 매출이 지금 추세로 볼 때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211억 원이던 매출이 올해 3분기까지 6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씨메스는 작년 매출 76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19억 원을 기록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 45억 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 1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디앤디파마텍은 작년 187억 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 63억 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 이후 매출이 확 떨어진 회사는 모니터링하고 있고 추가로 심사해 허위로 부풀려졌으면 감리 지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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