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환율에도 미국 증시 투자가 견고하게 늘며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5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주식 보관액은 1천175억8천700만 달러로 일주일 전(1천121억1천800만달러)보다 약 4.9%가 증가했다.
미국 주식 보관액을 한화로 환산하면 173조9천290억원이다. 26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 319조9천980억원의 54.4% 수준이다.
환율 고공 행진에도 보관액은 증가 추세다. 비상계엄 사태에 미국 통화 당국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신호까지 더해져 19일 금융위기 이후 처음 환율이 1,450원대를 넘겼다. 그 뒤로도 상승해 27일 한때 1,486.7원까지 올랐다.
통상 환율이 계속 오를 때는 외국 주식 매수가 줄어든다. 향후 환율이 떨어지면 환차손이 발생해서다. 그러나 '서학개미'를 사이에선 현재 이런 경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증시가 계속 고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굳어진 것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혁신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 수혜 기대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부진을 이어가 마땅한 대안 투자처가 없고 고환율이 '뉴노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미국 쏠림을 가속화한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달 보고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에 힘입어 지난 11월의 거래 대금이 635억달러(약 89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일반 투자자의 월평균 미국 증시 거래 대금은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의 25%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종목은 테슬라(271억5천만달러), 엔비디아(125억3천만달러), 애플(49억6천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3억6천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모두 AI와 연관된 기술 기업이다.
5위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를 3배로 증폭해 추종하는 '프로쉐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상장지수펀드)로 보유액이 31억5천만달러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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