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텀 부재에 더해 정국 불안 상황까지 겹치면서 올 한해 국내 증시에서 250조원이 사라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지난 27일 종가 기준 1,966조원,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333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당시의 2,126조원, 429조원 보다 각각 160조원, 96조원이 줄었다.
올 한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이 256조원에 달하는 것.
이 가운데 삼성전자의 시총 감소액이 148조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수별로 살펴보면, 지난 1월 2일 기준가 2,655.28이었던 코스피는 12월 27일 종가 2,404.77로 9.43%, 코스닥은 866.57에서 665.97로 23.15%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6.58% 오르고 나스닥지수는 33.37% 오른 것과 비교할때 역대급 '디커플링' 수준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20.37% 올랐고 중국상해종합지수와 홍콩항셍지수도 각각 14.26%, 17.82%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처럼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된 적도, 다양하고 연속적인 이슈와 이벤트, 악재에 시달렸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며 "투자심리가 웬만해서는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억눌려있고 증시는 물론, 환율, 채권시장까지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 문제는 국내 증시의 경우 내년에도 이렇다할 반전의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이에 따른 정책 변화, 그리고 국내 정국 혼란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개선보다는 악화하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약화가 환율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 더해 정국 불안 장기화 리스크로 인한 성장 둔화 및 국가 신인도 하락이 환율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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