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에 출전해 모든 경기를 5-0 판정승으로 장식한 알제리 출신의 복싱 선수 이마네 칼리프(25)와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림픽 관련 소식을 다루는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는 29일(한국시간) "AP통신이 칼리프를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로 포함한 것에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지난 24일 회원사 투표 결과 74표 가운데 4표를 얻은 칼리프가 케이틀린 클라크(미국 여자프로농구·35표), 미국 체조 전설 시몬 바일스(25표)에 이어 3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AP통신이 칼리프를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로 올린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여성 스포츠를 전문으로 다루는 팟캐스트 '게인즈 포 걸즈'(Gaines for Girls)의 진행자인 라일리 게인즈는 미국 폭스스포츠가 진행하는 방송에 출연해 "칼리프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는 다른 여성 선수의 메달을 훔쳤다"고 비판했다.
또한 게인즈는 "칼리프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고의로 복싱 경기에서 여성 선수를 위험에 빠뜨릴 남성(male)을 링에 올려놓았다"고 주장했다.
ESPN 진행자 출신인 찰리 아널트 역시 "생물학적 성별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로 올린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거들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바꾼 '트랜스젠더'라는 항간의 오해와는 달리, 칼리프는 알제리에서 여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자란 선수다.
칼리프의 성별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건 지난해 국제복싱연맹(IBA)이 주최한 세계선수권대회였다. IBA는 대회 도중 칼리프에게 일반적으로 남성을 뜻하는 XY 염색체가 있다고 발표해 그를 실격 처분했다.
당시 린위팅(대만) 역시 IBA로부터 같은 이유로 실격당했다.
반면 IOC는 여권에 등록된 성별을 기준으로 칼리프와 린위팅의 올림픽 여성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과 57㎏급에서 각각 금메달을 차지했다.
IBA는 재정 불투명성과 편파 판정 등을 이유로 IOC로부터 올림픽 퇴출 처분을 받은 단체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IBA는 파리 올림픽 기간 중 칼리프와 IOC를 비방하는 여론전을 펼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 등은 이에 동조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칼리프를 비아냥댔다.
지난 10월에는 '칼리프에게 고환이 있다'는 의료 보고서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일부 해외 매체 보도도 나왔다.
칼리프는 이러한 언론 보도에 대해 법적 조치를 밟고 있고, 올림픽 기간 온라인에서 유명인에게 당한 괴롭힘에 대해서도 프랑스 당국에 고소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