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연말에 참사 소식...외식 상권 '꽁꽁'

입력 2024-12-31 07:25   수정 2024-12-3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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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평소 같으면 연말 대목에 바빠야 할 횟집 점주 A(40)씨는 "오늘만 해도 세 팀이 예약을 취소했다. 우울한 연말"
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연말 모임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정국이 다소 안정된 후 다시 각종 행사가 이어지나 싶었는데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자 다시 골목상권이 꽁꽁 얼어붙었다.

정부가 다음 달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해 기업 송년회도 미뤄지는 등 연말 모임이 속속 취소되는 분위기다.

계엄의 충격에서 벗어나자 '연말 특수'를 조심스레 기대했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허탈한 표정이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B(59)씨는 "31일 단체 예약이 두 팀 취소돼 소규모 고객으로 테이블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참사 영향이라고 생각하면 안타까워 '힘들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B씨의 매장 텔레비전에서는 참사 관련 뉴스가 연이어 나오고 있었고 20대 여성 손님 2명은 "너무 슬픈 일"이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인근에서 일식 주점을 하는 C(37)씨는 "고객도 많이 줄었고 전체적으로 거리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연말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퇴근 시간이 지나 젊음의 거리는 그나마 유동인구가 늘며 조금씩 활기를 띠었지만, 참사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느낌이었다.

퇴근 후 동료 2명과 식당을 찾고 있던 직장인 D(28)씨는 참사에 대해 "자기 전까지 관련 뉴스와 영상을 계속 찾아봤다"며 "분향소가 차려지면 조문하려고 한다"고 했다.

카페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애도하는 글과 이미지를 올렸다"며 "아무리 연말이지만 사회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일상을 공유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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