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끝내 美 송환…"신병 FBI에 넘겼다"

입력 2025-01-01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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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사태를 일으킨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권도형(33) 씨의 신병이 결국 미국으로 넘겨졌다.

몬테네그로 경찰청은 31일(현지시간) "오늘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권씨의 신병을 미국 사법당국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인계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 포베다가 이날 전했다.

몬테네그로 경찰청은 수갑을 차고 눈이 가려진 권씨가 경찰에 의해 호송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권씨가 탄 비행기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낮 12시께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을 이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도착 시기와 장소 등 자세한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3월 23일 그가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체포된 지 1년 9개월여만이다.

권씨는 한국 송환을 위해 현지에서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권씨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 혐의로 체포된 후 한국과 미국은 거의 동시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며 신병 확보에 나섰다.

몬테네그로 하급심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가 미국보다 더 빨랐다며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지만 대법원은 복수의 국가가 경합하면 범죄인 인도국 결정은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라며 하급심 결정을 무효로 했다.

지난 4월 파기 환송심에서 하급심에서 권씨를 한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결정하자 대법원은 9월 19일 다시 이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법무부로 이관했다.

이에 권씨 측은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는 2개월이 넘게 심리 후 이를 기각했다.

헌재 기각 결정 사흘 만인 지난 27일 보얀 보조비치 법무장관은 권씨에 대해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를 한다는 명령에 서명했다.

권씨 측은 미국행을 피하기 위해 모든 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할 태세였지만 몬테네그로 당국이 신속하게 집행에 나서 권씨의 신병을 이날 미국으로 인도했다.

몬테네그로는 국익과 대미 관계 관점에서 권씨를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의 징역형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라 징역 100년 이상도 가능하다. 권씨가 미국행을 필사적으로 피하려 한 이유다. 그가 미국에서 유죄로 인정된다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한국 법무부는 이날 "앞으로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범죄인이 양국에서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하는 한편, 범죄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범죄수익 역시 철저히 환수하고 피해자의 피해가 회복될 수 있도록 지속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폭락 사태 직전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당시 함께 검거된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한국으로 송환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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