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노후와 자산증식을 위한 '절세계좌'로 인기를 끌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도 지난해 해외 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중개형 ISA에서 국내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평가금액은 2023년 말 3천854억원에서 지난해 11월 말 5조509억원으로 무려 1천210% 증가했다.
이 기간 중개형 ISA에 편입된 자산 중 해외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4.3%에서 29.4%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개형 ISA 내 국내 ETF 편입 비중은 15.5%에서 7.7%로 '반토막' 났고, 평가금액도 1조4천14억원에서 1조3천210억원으로 약 6% 줄었다.
투자자들이 지난 한 해(11월말 기준) 중개형 ISA로 담은 편입자산의 전체 평가액이 8조1천289억원(9조521억원→17조1천810억원)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평가액 증가분의 절반 이상(57.4%)이 해외자산 ETF에서 비롯된 셈이다.
해외 자산 쏠림 현상은 ETF 시장 자체의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935개 ETF의 순자산총액은 작년 말 기준 173조2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2조900억원(4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 해외 자산을 기초로 한 해외형 ETF의 작년 말 순자산총액은 67조2천100억원으로, 전년(28조3천500억원) 대비 137.1% 급증했다. 올해 ETF 전체 시장 순자산총액 증가분의 약 75%가 해외형 ETF에 집중된 셈이다.
해외형 ETF가 대부분 미국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점에 비춰보면 ISA와 ETF 시장에서도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주식시장과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S&P500·나스닥100 등 해외주식 ETF에 대한 매매차익은 배당소득세(15.4%)로 세금이 매겨지지만, ISA로 매매하면 계좌 내 손익을 통산해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주식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ISA로 미국 주식 ETF 투자하기' 같은 팁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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