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녹록치 않은 경영 여건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10대 그룹은 2025년 신년사에 '경쟁' '고객' 키워드를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한 정국 속 고환율·고물가 심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객 중싱 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의 신년사에 사용된 단어들의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는 경쟁력과 경쟁자 등을 포함한 '경쟁'과 '고객'(각 41회)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 중 특히 경쟁을 가장 많이 쓰며 강조한 곳은 포스코였다. 포스코는 장기화한 철강업 부진으로 최악의 실적 위기에 처한 만큼 그룹의 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의 절대적 우위 확보에 있다"며 "철강 사업의 경우 해외 성장 투자와 탄소 중립에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원가의 구조적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12회)와 SK(6회), 한화(5회) 등도 경쟁을 많이 언급했다.
고객에 집중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엿보였다.
LG그룹은 최근 4년간 신년사에서 '고객'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도전과 변화의 DNA로 미래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드릴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가 다져온 고객을 향한 마음과 혁신의 기반 위에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고 당부했다.
이어 미래(35회), 성장(32회), 혁신(31회), 글로벌(29회) 등의 순으로 신년사에 자주 등장했다. 경영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기술(27회)을 키워드로 꼽은 기업도 많았다.
특히 삼성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술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한종희·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은 지난해 18위였는데 올해는 9위를 기록했다. 특히 SK그룹은 신년사에 AI를 12회나 언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 구조와 시장의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AI를 활용해 그룹의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해 활용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지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에 따라 기업의 관심이 집중됐던 '친환경'은 올해 키워드 톱10에 들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