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 부진에도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실제 주가보다 50%가량 높아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최근 3개월간 목표주가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234곳에 대해 조사해보니 목표주가 괴리율 평균이 지난 2일 종가 기준 46.9%에 달했다.
주가 괴리율은 목표주가 대비 실제 주가의 비율로, 괴리율이 47%라는 것은 목표주가가 실제 주가보다 47% 높다는 뜻이다.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약 0.84배로 떨어지는 등 최근 주가는 전반적으로 저평가돼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증권사들의 목표주가가 부풀려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 우려, 유럽의 친환경 규제 완화 가능성 등 악재가 많은데도 이차전지 관련 종목의 목표주가는 여전히 높다는 점도 이런 지적을 나오게 한다.
이차전지 소재 업체 코스모신소재의 주가 괴리율은 137.1%로 가장 컸다. 이외에 솔루스첨단소재(128.2%), 엘앤에프(110.14%), 한솔케미칼(106.12%), SK아이이테크놀로지(99.1%), POSCO홀딩스(98.44%) 등 괴리율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이차전지와 직·간접적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괴리율(2일)은 50.64%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간 제시된 목표주가 평균은 8만440원이다.
삼성증권(8만3천→7만4천원), 대신증권(8만5천→7만8천원), 한국투자증권(8만3천→7만7천원) 등 최근 일부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춰 평균치도 낮아졌다.
다만 주가는 지난해 10월 10일부터 3개월 가까이 5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해 투자자에게는 지금 목표주가도 높게 느껴질 법하다.
이외에 롯데케미칼(103.86%),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83.99%), 롯데웰푸드(75.93%), 롯데칠성(66.41%), 롯데이노베이트(57.22%) 등 롯데그룹주도 괴리율이 큰 종목에 여럿 올랐다.
증권사 리포트 역시 '매수' 의견 일색으로 투자자 눈높이와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공시한 국내 증권사 17곳의 '매도' 의견 비율은 0.1%에 불과했다. 신영증권(0.7%), iM증권(0.7%), 하나증권(0.5%)을 제외하면 나머지 증권사는 '매도' 의견 비율이 0%였다.
'매수' 의견 비율은 평균 86%이고, '중립' 또는 '보유' 의견 비율은 8%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 전망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로드맵, 주주환원 계획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결정하는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당장의 주가나 주가 흐름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기업 고객과의 관계, 인력 운용의 한계 등으로 목표주가를 공격적으로 책정하는 데 한계가 있어 투자자 신뢰를 얻지 못하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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