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고용 지표에 10년물 장중 4.7% 육박
CES2025서 '코스모스' 플랫폼 공개한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6.22%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 완화 기대가 약해졌다. 미 노동부가 매달 첫번째 주 금요일에 공개하는 월간 비농업 일자리수가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뛰고, 뉴욕 증시는 기술주들의 급락과 함께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현지시간 7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6.35포인트, 1.11% 내린 5,909.0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75.3포인트, 1.89% 하락한 1만 9,489.68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78.2포인트, 0.42% 내린 4만 2,528.36으로 장을 마감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1월 구인이직 보고서에서 구인 건수는 약 810만 건으로 월가 컨센서스인 770만 건과 전월 기록인 784만 건을 모두 웃돌았다. 전문 서비스직 수요가 27만 3천건, 금융업에서 10만 5천건의 구인 건수가 늘었다. 고용건수는 530만 건으로 큰 변화가 없었고, 총 이직 건수는 510만 건으로 한 달전보다 28만 7천건 줄었다.
노동시장 강세와 함께 ISM에서 발표한 12월 서비스업 PMI 발표는 연준의 고강도 금리 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는 54.1로 전월보다 2%포인트 높았고, 6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기록했다. 전체 경제의 10% 가량을 담당한 제조업이 9개월째 위축 상태를 보였지만, 지난해 연말 서비스업 경기 활황에 경제성장률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 지표에서 비즈니스 활동은 58.2%로 3개월 최고치였고, 신규 주문도 0.5% 포인트 늘어 54.2%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우려에 수요 확보에 나선 기업들로 인해 주문이 늘고, 가격 지수도 6.2%포인트 뛴 64.4%를 기록했다. 18개 조사 업종 가운데 15개 업종의 가격이 증가해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미 재무부가 진행한 390억 달러 상당의 10년 만기 국채 경매는 낙찰금리 4.680%, 응찰률 2.53배를 기록했다. 시장금리보다 0.2bp(1bp=0.01%) 높은 기록이자, 2007년 8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연준(Fed)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간접 응찰률은 61.4%에 그치는 등 시장의 저조한 수요가 금리를 밀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6.9bp 뛴 4.685%를 기록했다. 20년 만기는 4.979%, 30년만기는 4.914%에 다가서는 등 위험자산의 가격 하락의 배경이 됐다.
월가에서 보수적 전망을 고수해온 스티펠의 배리 베니스터 수석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올해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하고서 하반기 5천선 중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의 GDP 성장률이 연간 2.5%를 달성하더라고 하반기 1.5%로 성장 둔화가 두드러지고 기업들의 이익 창출 여력과 투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다. 또한 현재 시장이 극단적인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고 있는 상태에서 1929년 또는 2천년대 인터넷 거품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린제이 피그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Fed)은 고착화한 인플레이션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면서 주요 자산 가격을 밀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연초 대형 기술 기업의 주가와 관련해 가치 투자의 거장인 오크트리 캐피탈의 하워드 막스도 거품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하워드 막스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1990년대 후반 거품 속에서 급등한 닷컴 기업들은 대부분 가치가 사라졌다”며 “새로운 것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가격 책정의 오류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하워드 막스는 “오늘날 S&P 500을 선도하는 기업은 여러 면에서 과거의 최고 기업보다 훨씬 뛰어나고, 엄청난 기술적 진보를 자랑하지만, 하이테크 분야에서는 지속성을 쉽게 달성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S&P 500이 2년 연속 20% 이상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낙관론에대한 경계를 드러냈다.
이런 경고들 속에 대형 기술 기업들은 이날 큰 조정을 받았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5에 앞서 보여준 전날 반등폭을 지울 만큼 큰 하락이 나타났다. CES에서 블랙웰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와 물리적인 AI 연구에 필요한 코스모스(Cosmos) 플랫폼을 제안한 젠슨 황의 엔비디아는 -6.22% 급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 웨드부시,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매수 또는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지만, 국채 금리 급등과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를 넘어서지 못했다. 세계 최대 위탁반도체 생산기업인 TSMC는 -3.9%, 맞춤형 반도체 제조사인 브로드컴은 -3.29% 내렸다. 엔비디아와 함께 지포스(GeForce) RTX 50 블랙웰 제품에 메모리칩을 공급하게 된 마이크론만 2.67%로 상승세를 지켰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엔비디아의 협력사가 된 우버는 약보합, 트럭 운송 등 기술을 가진 오로라 이노베이션이 29%, 협력사인 파카는 2% 가량 상승했다. 다만 이러한 로봇, 자율주행 기술 연구 최전선에 있는 테슬라는 투자은행의 부정적 보고서에 -4%대 하락으로 주당 400달러선을 내줬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목표가는 410달러에서 490달러로 높였으나 투자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그는 상반기 저가 모델, 로보택시 등 기대감이 있다면서도, 테슬라에 부여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고, 중국 내 경쟁 심화와 규제 우려가 여전하다며 부정적 의견을 냈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테슬라의 차량 소환 기술 중에 발생한 4건의 추돌사고를 이유로 관련 차량 조사에 나섰다는 로이터 등의 보도도 이날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
미국 내 확산 중인 조류 독감과 이로 인해 인체 감염된 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으로 노바벡스와 모더나가 10% 가량 뛰었다. 이와 관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즉각적인 대중 건강 위험요인은 낮다”고 밝혔다. 미국내 조류 독감은 2022년 발생 이후 감염된 1억 3천만 마리의 동물을 살처분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우유 공급망을 조사하는 등의 조치가 진행 중에 있다. 생성형 이미지의 훈련용 자료를 제공해온 셔터스톡은 게티 이미지와 합병한다는 소식에 두 회사 모두 20% 안팎 뛰었다.
이번 주 후반은 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중요 지표 발표가 이어진다. 민간 기관인 ADP의 비농업 고용이 내일 공개되고,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Fed) 이사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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