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미국에 제철소…변수는 '자금조달'

고영욱 기자

입력 2025-01-08 16:53   수정 2025-01-0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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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현대제철이 미국에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규모는 수조원 수준으로 관측되는데요. 건설될 경우 현대차그룹 미국 완성차 공장들과 시너지도 예상됩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 기자, 오전에 현대제철이 해명공시를 냈는데 그래서 짓겠다는 겁니까. 안 짓겠다는 겁니까.

    <기자>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짓는 것이 유력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현대제철 쪽에 확인해보니 미국 제철소 건설 자체를 부인하진 않았습니다.

    앞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었는데요.

    공시 내용도 보면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죠.

    이르면 내년 봄 미국 제철소를 착공해 오는 2029년 완공할 계획으로 알려졌고요.

    다만 투자 금액과 제철소 건설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투자금액 10조원, 지역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인근이 유력하다는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이 보도됐는데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군요. 이유가 뭐라고 봅니까?

    <기자>
    현대차그룹은 현재 조지아주와 앨라바마주에서 공장을 운영중입니다.

    현대제철은 통상 현대차 공장이 있는 곳 인근에 차량용 강판을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겁니다.

    미국은 자국 수요에 비해 철강 생산이 부족해 수입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러면서도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한 것에서 보이듯 철강을 산업의 기본이라고 생각해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는데요.

    미국 내 새로운 제철소가 생긴다? 이건 일본제철과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일자리나 세수확보나 미국 각 주에서 반길 소식이죠. 유치 경쟁이 치열할 겁니다.

    통상 보조금이라든지 세금 혜택 같은 인센티브를 제시하는데 이런 조건들을 놓고 현대제철이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투자금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만 조 단위 투자가 될 것이란 건 분명하죠. 자금은 충분한가요.

    <기자>
    지난해 3분기 말 누적으로 현대제철 영업이익이 약 2천억원 입니다. 1년전엔 1조원 벌었는데 5분의 1토막 난 거죠.

    현금성 자산도 줄어 3분기 1조2천억원 가량 가지고 있습니다.

    차입금은 10조원, 연간 이자만 4천억원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이 때문에 단독으로 미국 제철소를 짓는 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제철에 확인해보니 아직 자금조달에 대해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는데요.

    NH투자증권은 이번 이슈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합작법인을 세워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현재 현대제철 주가가 하락세인 걸 보면 시장에서는 유상증자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미국에 제철소를 짓는다고 했을 때 경쟁력은 있습니까?

    <기자>
    현대제철은 전기로를 사용해 쇳물을 뽑아냅니다. 지난 2023년 1조원이 넘는 돈을 국내에서 전기요금으로 썼습니다.

    현재 국내 대용량 산업용 전기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182.7원입니다. 지난해 10월 추가 인상됐습니다.

    그럼 미국은 얼마냐. 평균 112원입니다. 거칠게 계산하면 반 값 수준이죠.

    이 것만 해도 미국의 비싼 인건비를 상쇄할 정도의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본적인 수요도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차 한 대 만드는데 1톤의 강판이 필요한 것으로 봅니다.

    지금은 현대제철이 국내에서 생산한 강판을 미국에 수출하면 이걸 현대차와 기아가 받아 자동차를 만들 때 쓰고 있습니다.

    두 달 전 가동을 시작한 현대차 메타플랜트아메리카 공장에서 생산량이 확대되면 향후 미국 내 120만대 생산체제가 됩니다.

    그런데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만들어진 연간 263만 톤의 철강수출 쿼터제가 있어서 자동차 생산량이 늘어난다고 강판 수출을 늘릴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만든 강판으로 미국에서 차를 만든다면 물류비용을 비롯해 관세라든지 쿼터제 문제라든지 하는 통상 이슈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현대제철 전체적으로는 국내 일부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안나와 셧다운 결정까지 했던 상황에서 수출 물량이 현지 생산으로 대체됐을때 여파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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