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원자재 인사이드 시간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소고기, 그리고 돼지고기입니다. 곧 설이 다가오지 않습니까? 전이다, 떡이다, 과일이다, 명절 음식 종류를 나열하자면 끝도 없지만 그 중에서도 이 ‘고기’가 빠질 수 없습니다. 특히 소고기, 돼지고기, 뭐 선물들도 많이 하실 거고요, 또 대량으로 구매해서 가족들끼리 배 터지게 나눠 먹기도 하죠.
= 맞죠. 저도 한 ‘육식파’라 ‘고기 없는 설 연휴’는 상상 자체가 안 갑니다. 저희 집도 설날이나 추석이면 고기를 거의 몇십만원 어치씩 쟁여놓고 먹거든요. 저희 집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은 게, 설 성수품 10대 품목에 당연히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이외로는 배추, 무, 사과, 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이 있는데요, 다른 식품들의 가격 추이도 같이 정리해 드리고 싶지만, 오늘은 ‘고기 특집’인 만큼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이처럼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소비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 정부도 선제적으로 대책 강구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구정 대목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닭고기 같은 경우, 조류독감도 있고요, 기타 크고 작은 가축 전염병들이 확산되는 시기인 만큼, 농식품부도 육류 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알겠습니다. 오늘 소고기, 돼지고기 차례대로 살펴볼 텐데, 먼저 소고기 쪽부터 짚어 볼게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지금 소고기 가격이 오르고 있지 않습니까?
= 맞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FAO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0p로, 전월비 0.3% 하락했고요, 또 그전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한 이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되기도 했는데요, 다만 모든 식품류의 가격이 내려간 반면, 육류 가격만 전월비 0.4% 상승했습니다. 소고기는 주요 수출국들의 생산 제약, 그리고 육류 가공업체들이 연말을 맞아 가동을 일시 중단했던 점 등이 원인으로 제시됐습니다.
Q. 그렇군요. 실제 수치로도 확인해 보겠습니다. 저희가 원자재 인사이드를 1년 가까이 진행했지만, 이건 처음 다루는 것 같습니다. 생우 선물인데요, 가격 추이 좀 살펴볼까요?
= 네, 생우 선물, 쉽게 말하면 소고기입니다. 최근 파운드당 195센트를 돌파하며, 1964년 이후 6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BBC는 생우 선물의 다음 목표가를 현재가 대비 무려 100센트 높은 295센트로 제시했는데요, 즉, 전년비 53% 상승한 수준까지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생우 선물은 지난 몇 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왔는데요, BBC는 이말인즉슨, 앞으로도 몇 년간, 생우 선물이 추가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는 의미라고 예측했습니다.
Q. 알겠습니다. 그런데 소고기 가격 상승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국가가 있다고요?
= 네, 바로 미국입니다. 올겨울에는 기록적인 한파, 지난 여름에는 가뭄 등의 파장으로, 미국 축산농가들에 이른바 ‘적신호’가 켜졌는데요, 관련 내용은 제가 얼마 전, ETF 시황 때도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미국 중동부 일대를 중심으로 거의 영하 18도의 역대급 강추위가 도래하며 10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고 있는데요, 한랭질환자나 빙판길 사고 발생은 물론이고요, 수천편에 달하는 항공기와 기차 지연, 그리고 사망자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극 제트기류가 미국 일대에 남하하면서 혹한기를 몰고 온 건데요, ‘왜 소고기 가격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날씨 이야기를 하지?’ 싶으실 텐데, 무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직접적인 연관이 있죠. 극한 추위는 소의 에너지 소비를 늘려 사료의 효율성을 낮추고요, 도축 중량을 줄입니다. 실제로, 미국 소의 평균 체중은 지난 동절기 몇 달 내에도, 약 3% 넘게 감소한 바가 있습니다.
Q. 작년 여름에도 비슷한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 맞죠. 미국의 많은 목초지들이 작년 여름, 극도의 가뭄과 무더위로 인해 황폐화돼, 2024년 한해 동안의 미국의 소 사육두수는 75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매년 80억 달러, 약 100만 톤 내외의 소고기를 수출하던 나라인 미국은 지난해, 호주 등 해외에서 소고기를 매입하기 시작했는데요, 다만 약 두달 전인 지난 11월, 멕시코산 소에서 ‘나사구더기 감염’이 대거 발견되며 수출이 불가해졌고요, 미국 내 소고기 공급은 더욱 위축됐습니다.
Q. 앞으로 미국 소고기 시장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급난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이에 따라 가격 압박은 불가피할 겁니다. 미국의 농가들이 번식과 무리 재편을 위해 소를 우리 안에 잡아두는 특정 시기가 임박해, 공급부족은 더 심화될 텐데요, 미국의 육류 가공업체들은 일단 당장 다음주 분의 생산 계획조차도 확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CNN은 미국의 소고기 판매가가 앞으로 적어도 1년간은 고점을 유지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Q.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돼지고기 쪽으로 넘어가 보죠. 돈육 선물의 흐름은 어떻습니까?
= 네, 돈육 선물, 그러니까 돼지고기 가격은 파운드당 79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최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는데요, 같은 육류라고 해도 보통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가격에 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여기서도 잘 드러납니다. 돈육 선물은 연말 맞이 트레이더들의 매도가 대거 출회되며 가격이 많이 내려갔습니다. 상대강도지수 RSI도 31.7로,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과매도 구간으로 진단됩니다.
Q. 돼지고기 가격이, 소고기와는 달리 이렇게 하락하는 이유는 뭐죠?
= 월스트리트저널은 돈육 가격이 중국의 경기 부진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했습니다. 즉, 돈육 업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규모가 작아질 것임을 우려한 거고요, 또,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기존에 예고된 대중 수출관세 카테고리에 돼지고기도 들어갈 것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럽의 경우, 이번 겨울철, 돈육 섭취량이 줄어들고 있어, 유럽 내 돼지고기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내다봤습니다.
Q. 끝으로 이렇게 생우나 돈육 선물에 투자에 대한 팁 좀 주시죠.
= 직접적으로 생우와 돈육, 즉 원자재 선물 자체에 투자하는 방법이 첫번째겠고요, 이 방법이 아직은 좀 낯설다 하시는 분들은 ETF도 또다른 방법이겠습니다. 딱 하나만 고르라면, ‘인베스코 DB 애그리컬쳐 펀드’가 있습니다. 티커명으로 찾으시려면 DBA고요, 약 10여 종의 농산물 선물을 종합적으로 추종하는 대표적인 농산물 ETF입니다. 생우 선물도 당연히 취급하고요, 이외에도 설탕과 코코아, 커피 등 연성 원자재들이 다양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소고기 가격 상승과 연관 지어 봐도 되지만, 필수원자재인 곡물 가격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경기방어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전략으로 가져가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최보화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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