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도 적자 전환...'배터리 쇼크' 현실로

고영욱 기자

입력 2025-01-09 15:49   수정 2025-01-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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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국내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 쇼크'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3년만에 다시 분기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더 문제입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LG엔솔 4분기 실적부터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기자>
    분기 영업 실적이 적자를 기록한 건 GM 볼트EV 리콜로 충당금을 설정했던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3년여 만입니다.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 AMPC 수령액이 약 3700억원이었는데 이걸 빼면 사실상 6,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겁니다.

    증권가 예상치(-1868억원) 대비 적자폭이 더 커졌다는 점으로 볼 때 업황이 생각보다 더 안좋다는 걸 알수 있는데요.

    곧 실적발표를 할 삼성SDI나 SK온의 사정도 비슷할 걸로 보입니다.

    <앵커>
    전기차 캐즘 때문이란 건 알겠는데 LG에너지솔루션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우선 미국에선 주요 고객사인 GM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합작 공장 가동률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GM과 합작해 만든 얼티엄셀즈 3개 배터리 공장 가운데 오하이오 공장 가동률은 80%, 테네시 공장 가동률은 40% 대로 추정됩니다.

    3공장인 미시간 공장은 아예 GM이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에 팔고 나갔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런 상황이다보니 생산량에 따라 수령하는 AMPC 공제도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유럽에선 중국 전기차의 선전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인 유럽 완성차 업체의 판매가 떨어졌고, 중국에선 테슬라 전기차 재고가 쌓이면서 실적이 나빠졌습니다.

    니켈과 같은 주요 배터리 소재 가격이 하락세인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소재 가격은 통상 3~6개월 뒤 배터리 셀 판매가격에 반영되는데요.

    가격이 하락세인 경우 비싸게 사둔 소재로 제품을 만들어 싸게 팔게 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앵커>
    삼성SDI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삼성SDI도 2017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영업적자가 예상됩니다.

    오늘 증권가에서도 관련 보고서가 쏟아졌는데요.

    시장 평균 전망치는 매출 3조8천억원에 영업손실 1,740억원입니다.

    중대형 전기자동차(EV) 부문에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가 지난해 12월 양산을 시작했지만 OEM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고요.

    원통형전지는 리비안(Rivian)으로의 판매가 종료된 이후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부재한 점. 또 기존 주력 제품인 전동공구의 경우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적자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앵커>
    오는 2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는데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약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겠군요. 언제쯤 업황이 좋아질 수 있을까요.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려는 데다 유럽 각국에서도 중국 전기차를 막기 위해 지원책을 폐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사업 환경도 매우 어렵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도전적인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의미 있는 수익 창출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는데요.

    전기차 시장은 내년 이후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6년에서 2027년을 기점으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가격이 같아지는 시점이 온다고 봤는데요.

    기술적으로도 그동안 약점으로 꼽혀 온 주행거리나 충전 속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이유에섭니다.

    증권업계 역시 내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이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최근 르노나 벤츠,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 수주 계약을 맺었고, 1조8천억원 규모의 ESS 공급까지 따냈는데 내년부터 본격적인 납품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삼성SDI측은 그동안 급격한 성장에 비해 성장 속도가 둔화된 것일 뿐 장기적인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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