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리스크, 국내정치 불안(85.2%), 트럼프 무역정책(74.1%)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올해 사업 수립시 예측한 적정 환율은 얼마일까?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최근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대기업의 환율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며 적용한 원/달러 환율은 1350~1400원 범위가 33.3%로 가장 많았다. 1300~1350원 범위가 29.6%로 그 뒤를 이었다.
주요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사업계획에 1300원대 환율을 적용한 셈이다. 1400~1450원 범위의 환율을 적용한 기업은 18.5%였으며, 현재 수준인 1450~1500원 범위로 예측, 적용한 기업은 10곳 중 1곳(11.1%)에 불과했다.
이처럼 환율상승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최소 1점~최대 5점>, 원자재 및 부품 조달비용 증가(3.70점)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
이어 해외투자 비용증가(3.30점), 수입결제시 환차손 발생(3.15점), 외화차입금 상환부담 증가(2.93점) 순이다.
상의는 "우리 대기업들은 가격보다는 기술과 품질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데 고품질 원자재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영업이익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상반기 환율수준을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44.4%가 '1450원 이상 1500원 미만'이라고 답해 현재의 환율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았다.
기업들은 환율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는 잠재적 요소로 국내 정치적 불안정 지속(85.2%)과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본격개시(74.1%)를 가장 많이 꼽았다.
불안정한 환율 상승에 대한 정책과제로는 기업에 대한 외환 유동성 지원 확대(63.0%)와 긴급시 외환시장 안정조치 시행(63.0%)을 가장 많이 선택해, 기업의 안정성 확보와 긴급대책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환율 불안에 따른 기업 대응책으로 74.1%는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 노력을 선택했다. 생산비 증가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불안정한 환율 상승이 자본 유출, 대외신인도 하락 등 소위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처럼 확대되지 않도록 외환시장 안정화와 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이 기회에 우리경제의 과감한 체질개선과 구조적 전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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