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996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 발언을 내놨을 때와 같은 수준에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1996년 12월 5일 연설에서 주식시장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이라고 표현했고, 이 발언은 그 후에도 증시가 과열될 때마다 널리 쓰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존 오서는 그린스펀 전 의장이 이 발언을 한 근거인 '연준 모형'(Fed Model)을 적용해 S&P 500 지수의 밸류에이션 수준을 파악했다.
연준 모형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을 주가수익비율(PER) 역수로 나눈 값으로, 값이 1보다 낮으면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오서는 지난 8일 현재 이 값이 -0.9를 나타냈다면서 "주가가 2002년 이래 가장 비싸고, 1996년 12월 5일 수준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마켓워치는 최근 연준 모형 값의 급락은 주식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재촉발 우려로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한 것과 관련 있다고 해석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68%로, 지난해 11월 5일 미 대선 이후 25bp(1bp=0.01%포인트)나 올랐다.
앞서 리사 쿡 연준 이사도 지난 6일 미국 주식과 회사채의 밸류에이션이 높은 수준에 있다며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쿡 이사는 "주식과 회사채의 위험 프리미엄이 역사적 확률 분포의 하단 부근에 있다"며 "이는 시장이 매우 낙관적 가정에 기반해 가격을 반영했고, 따라서 나쁜 뉴스나 투자 심리 변화에 따른 큰 하락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주식전략 책임자 피터 오펜하이머는 "S&P 500 지수의 2023~2024년 상승 폭은 지난 100년 동안 2년간 성과 기준으로 백분위율 97%에 해당한다"며 "올해 주가가 기업 이익 증가에 힘입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국채 수익률 추가 상승 또는 경제 성장 및 기업 이익 실망에 의한 조정에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