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이 떨고 있다"…'그린란드 다음' 노리는 트럼프

입력 2025-01-11 20:38   수정 2025-01-11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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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탐내며 북극 패권 경쟁에 뛰어들면서 인근 스발바르 제도의 운명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10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은 북극의 광대한 광물 자원과 주요 수로를 지배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그린란드 점령을 위한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표명한 것도 그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점점 더 호전적으로 돼가는 러시아를 북극 패권을 둘러싼 경쟁자로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특히 미국의 그린란드 야욕에 북극의 다른 나라들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그린란드에 인접한 스발바르 제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매체는 전망했다.

노르웨이와 북극점의 중간에 자리한 스발바르 제도는 노르웨이 영토지만, 1920년 체결된 스발바르 조약에 따라 특별한 국제적 지위를 갖고 있다.

이 조약은 군도에 대한 노르웨이의 주권을 인정하면서도, 모든 조약 가입국에 평등한 경제 활동 권리를 부여해 천연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을 포함한 48개국이 이 조약에 서명했으나 실질적으로 경제권을 활용하는 나라는 러시아와 노르웨이뿐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스발바르 제도는 러시아 북방 함대가 대서양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해로를 따라 자리 잡고 있어, 모스크바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이에 스발바르 제도를 둘러싼 노르웨이와 러시아 간 긴장도 적지 않다.

북극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점령 집착이 경쟁국들에 제국주의적 행동을 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르웨이 프리드쇼프 난센 연구소의 안드레아스 외스트하겐 연구원은 폴리티코에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러시아나 중국을 자극해 "국익 추구를 위해 다른 나라에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이 국제 관계에서 정당한 수단으로 여겨질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러시아에서 꽤 멀리 떨어진 그린란드보다 핀란드 국경, 스발바르 제도 등 다른 목표물을 더 우려해야 할 것"이라며 "나는 그곳들이 그린란드 자체보다 더 취약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슬로 대학 토레 비그 정치학 교수도 "스발바르가 북극 안보와 관련된 협상 카드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미국이 (그린란드 점령으로) 국제 조약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9일 공영 방송 NRK와 인터뷰에서 "스발바르 제도는 노르웨이이고, 안전하다"며 군도의 잠재적 취약성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선 "타국의 주권 아래 있는 영토를 차지하겠다고 제안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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