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수 심리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서울 아파트값 하락 조짐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7.0으로 작년 6월 셋째 주(98.0) 이후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주(99.9)에 100 이하로 떨어진 뒤 8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며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작년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유주택자 대출 억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대출 규제에 이어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매수 문의가 확 줄었다. 사정이 급한 매도·매수자만 움직이다 보니 고점 대비 호가가 4천만∼5천만원 정도 내렸는데도 잘 안 팔린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동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 전용 84.83㎡는 작년 8월 중순 17억3천만원에 팔린 뒤 거래가 없다가 12월 16억3천만원, 17억원에 각각 계약이 성사됐고,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작년 12월 말 18층이 26억1천5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초 17층이 최고 28억5천만원에 팔렸는데 2억3천만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탄핵 정국 등 혼란한 분위기 속에 집값도 당분간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승계연구소장은 "탄핵 정국 이후 관망세가 짙어지고, 경기 침체도 지속되고 있어 집값도 한동안 조정받을 수 있다"며 "다만 공급 부족 이슈가 지속되고 있고, 정부가 올해 5월에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처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급매물이 쏟아지거나 집값이 급락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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