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 현상'이 이어지면서 외식 물가가 3년째 3% 이상 치솟았다. 구내식당과 편의점 도시락까지 오르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점심값 급등)에 서민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로 전년(117.38)보다 3.1%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년(6.0%)의 절반 수준이지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2.3%)보다는 높다.
외식 물가지수는 2022년 7.7%, 2023년 6.0% 각각 올랐다. 3년 연속 3% 이상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또 2012년 이래 12년째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웃돌았다.
가격 상승률을 보면 서민들에게 가장 만만하던 도시락 가격이 5.9%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떡볶이 5.8%, 햄버거 5.4%, 김밥 5.3% 순으로 나타났다.
칼국수·치킨(각 4.8%), 냉면(4.2%), 쌀국수(4.1%) 등도 4%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민들이 많이 찾는 저렴한 메뉴들 가격이 특히 많이 올랐다.
심지어 간편하고 싸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여겨진 편의점 도시락(4.9%↑), 삼각김밥(3.7%) 등도 3∼4%씩 올랐다.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구내식당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구내식당 물가는 전년 대비 6.9% 올라 200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4% 이상의 가격 상승률을 나타내 갈수록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런치플레이션은 주요 식재료 가격 상승의 결과다. 지난해 농·축·수산물 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5.9%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의 2배를 웃돈다. 과일이 16.9% 올랐고 채소(8.1%)와 곡물(3.3%)도 올랐다. 축산물(0.7%↑)은 안정세를 보였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 기조 속에 비상계엄 사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원/달러 환율 급등까지 더해져 주요 수입 식재료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에 런치플레이션 현상은 올해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와 환율 등 먹거리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점점 복합적이고 다양화하는 양상"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도 먹거리 물가지수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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