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대상이 된 기업 수와 주주제안 안건 수가 최근 5년간 급증했으나, 올해는 기업이 선제 대응하면서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3일 아주기업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발간한 '2025년 정기주총 프리뷰' 보고서에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 대상이 된 회사 수가 2020년 31곳에서 지난해 41곳으로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제안 안건 수는 2020년 110개에서 2024년 154개로 40% 급증했다.
다만 지난해 주주제안 대상 기업과 안건 수는 전년(2023년)보다 다소 줄었다. 2023년 주주제안 기업 수와 안건이 각각 47곳, 165개로 정점을 찍었다.
이 기간 주주제안 가결률은 오히려 올랐다. 기업 수(주주제안 안건이 1건이라도 가결된 기업) 기준 2023년 21.7%에서 36.6%로, 안건 수로는 16.4%에서 21.4%로 높아졌다.
주주제안이 최근 5년 동안 급증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부터 대상 기업·안건 수가 감소했는데도 가결률은 높아진 것은 기업들의 선제 대응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짚었다.
실제로 태광산업, DB하이텍 등은 각각 트러스톤자산운용, KCGI자산운용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자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기업이 주주제안자들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사례들을 고려할 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동주의펀드 등의 활동은 2025년에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얼라인파트너스의 두산 사업구조 개편 중단 캠페인, 행동주의헤지펀드 팰리서캐피털과 SK스퀘어, 머스트자산운용과 소수주주 플랫폼 '액트' 운영사 컨두잇의 영풍에 대한 주주환원 확대 요구 등을 실제 예로 언급했다.
연구소는 "기업이 행동주의펀드, 소액주주연대 등의 요구 사항에 대해 선제 대응 추세를 이어간다면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정되는 주주제안 안건은 작년과 유사하거나 감소하는 추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기업과 투자자 간 의견 조율이 안 될 경우 주주제안을 고려하겠다는 행동주의펀드 등의 입장 표명에 따라 주주제안 안건 상정이 많아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올해 주주총회는 지난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소수주주 보호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 등의 영향을 받아 적극적 주주활동 외에도 기업들의 자발적인 주주환원 확대 노력, 경영권 분쟁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주환원 정책이 다수 상정될 것으로 예상하며 배당 기준일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배당·자사주 소각 등을 꼽았다. 또 경영권 분쟁은 인수 시도의 성패와 상관없이 대상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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