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마트 지분 매입을 결정하면서 관련주가 들썩이는데요.
이 내용 취재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 회장이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 지분 전부를 사들이기로 했죠. 왜 하필 지금입니까.
<기자>
정용진 회장은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7만6,800원에 사들이겠다는 내용의 거래계획보고서를 지난 10일 공시했죠.
이렇게 되면 정 회장의 이마트 보유 지분은 18.56%에서 28.56%로 오르고요.
이 총괄회장 지분율은 0이 되면서 사실상 이마트에서 손을 떼게 됩니다.
이번 조치는 이마트 주가가 역사상 최저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마트 주가는 최근 5년 새 45% 이상 하락했죠.
여기에 현행법상 세금을 계산할 때 상장 주식은 시가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쉽게 말해서 주가가 낮아야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앵커>
증여가 아니라 매입을 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증여의 경우 과세표준 30억원 초과시 증여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됩니다.
반면 주식 양도소득세는 대주주의 경우 25%(과세표준 3억원 초과) 가량입니다. 납부 부담도 이명희 총괄회장이 지고요.
세금 측면에서는 증여보다 매입이 유리할 수 있는 건데요.
다만 이마트는 "주식이든 현금이든 나중에 증여나 상속을 받으면 증여세를 낸다"며
"세금 유불리가 아닌 '책임 경영' 차원에서 매입을 선택했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조치로 이마트 관련주가 뛰면서 시장도 반응하고 있는데요.
그간 세금을 줄이기 위해 대주주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사례가 있었는데,
승계 과정에 있던 이마트의 경우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앵커>
주가가 장기적으로 오르려면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지금 이마트, 좋지만은 않은 상황 아닙니까.
<기자>
네, 증권가에서는 투자 의견이나 목표 주가를 올려잡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대신증권 한 곳의 증권사 리포트가 있었는데요.
이마트에 대한 목표 주가는 7만원으로 유지했지만,
투자 의견은 지난해 11월 '매수'에서 '시장 수익률'로 내려 잡았습니다.
대신증권은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자회사의 실적 개선 여부가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지난해 4분기 이마트 영업이익은 270억원으로 직전 분기 1,120억원 대비 75% 넘게 쪼그라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12월 이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고요.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 퇴직을 받기도 했죠.
이마트 자회사도 문제입니다.
신세계건설은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면서 이마트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정용진 회장인 승진한 지난해 3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저조한 경영 성과와 과도한 차입금 등을 꼬집으며 정 회장에게 "승진보다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올해 이마트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말 계엄령 선포 이후에도 정치적 혼란이 여전하고,
고물가로 국내 경기도 둔화하는 상황이라 오프라인 유통사 부진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식음료, 건설, 정보기술(IT)·문화, 해외 사업 등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빚'도 늘었죠.
이마트 순차입금은 2013년 3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9조9,000억원까지 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용진 회장은 올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핵심 키워드로 잡았는데,
부진한 부문은 정리하고 본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에는 '오너 리스크'로 번지던 불필요한 활동을 자제하며 경영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이 총괄회장이 이마트 지분을 넘기면서 이쪽은 승계를 끝낸 셈입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백화점 부문인데요.
<기자>
신세계그룹의 지배 구조를 보면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데요.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이마트, ㈜신세계 지분 10%씩 들고 있었고요.
정용진 회장이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고,
정유경 회장 역시 그해 10월 ㈜신세계 총괄사장에서 회장에 오르며 이마트와의 계열 분리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후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관심이 쏠렸는데,
정용진 회장이 모친의 이마트 지분 매입을 결정한 겁니다.
일각에서는 정유경 회장도 ㈜신세계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신세계 관계자는 "대주주 간 거래라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외에 지분 정리가 필요한 곳은 SSG닷컴, 신세계의정부역사 등인데요.
SSG닷컴은 이마트로,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로 지분을 몰아주며,
계열 분리를 마무리하는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합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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