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0원대 고환율이 발목
소비자물가 전가 우려도 나와
금주 환율이 핵심 '변수'
오는 16일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리 인하와 동결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 취임 이래 이번이 가장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옵니다.
경제부 김예원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기존에는 1월 '동결'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 '인하'를 바라보는 주장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기자>
그만큼 경기가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우선 2025년 통화정책 방향은 인하로 명시된 상황입니다.
다만, 3회 연속 금리 인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2월) 이후 전무했었죠.
그만큼 이번 1월엔 지난 10, 11월 2차례 인하를 단행한 효과를 지켜보지 않겠냐는 관측이 기존엔 우세했었는데요.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펼쳐진 탄핵 정국, 연말 대형 여객기 참사 이후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된 후 이러한 전망이 바뀌었습니다.
이 총재도 계엄사태 이후 급락한 소비 심리가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었죠.
지난해 11월까지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보다 2.1% 줄었는데요. 이는 21년 만에 최대 감소폭입니다.
11월까지 안 좋았던 소비심리는 탄핵사태 이후 더욱 얼어붙었습니다.
급락한 소비 심리가 실제 소비엔 어떻게 반영될지는 조금 지켜봐야겠지만,
내수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선 이례적인 3연속 인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통화정책은 상황에 맞춰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
이를 두고 3회 연속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단 평가도 나왔습니다.
<앵커>
인하도 가능하다는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내수 위축에 올해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도 더욱 나빠지고 있죠?
<기자>
네, 맞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요.
해외 금융회사나 투자은행(IB)들이 내다보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7%로 국내보다 시각이 더욱 나쁩니다.
현재 내수 위축이 심화되고 있지만, 추경을 포함한 재정정책 대응이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인 금리 인하로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3회 연속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게된 것도 지난주 1,450원대로 다소 안정된 환율일텐데, 오늘 다시 또 환율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기자>
네, 오늘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급등했습니다.
12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의 매도 물량과 외국인 국내 증시 순매수 등으로 환율이 1,450원대로 내려오면서 금리 인하 전망이 더욱 힘을 받았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미국의 12월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올해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한 차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죠.
이에 달러가 다시 힘을 받고 있습니다. 달러가 점차 강세를 보이자 일부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에서 동결로 전망을 바꾸기도 했는데요.
직전 11월 금통위 당시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가 1,395.6원에서 오늘 종가는 1,470.8원까지 올랐습니다.
두 달이 좀 넘는 사이 75원 넘게 폭등한 겁니다.
특히 지난달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전쟁 중인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면 주요 20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컸습니다.
여기서 한국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면 원화 가치가 더 악화될 수 있겠죠.
1,400원대 안팎으로 환율이 움직였던 지난해 11월 금통위 때도 2명의 금통위원이 환율 우려로 동결 소수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환율 레벨이 더 올라온데다,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한 지속적인 달러 강세가 점쳐지는 만큼,
금리 인하시 환율 불안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앵커>
환율이 올라가면 그나마 잡았던 물가까지 자극할 수 있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한은의 정책 목표 1순위가 물가 안정이죠.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 부담을 감안할 때 이번엔 인하보다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제기되는 이유인데요.
환율이 상승해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고환율의 영향으로 이미 지난 12월 물가상승률은 전월보다 확대돼 2%에 근접했는데요.
앞서 이 총재도 1,430원대 환율 수준이 계속 유지된다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0.05%p 올라간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금은 환율 수준이 이보다도 더 올라온 상태이기 때문에,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더욱 커진 것이고요.
따라서 인하보다는 이번엔 금리 동결을 택해 환율과 더불어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둘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이번주 환율 움직임이 1월 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가 되겠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 총재도 금통위 직전 3~4일까지 데이터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특히 이번주 환율이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앞서 11월 말경 1,400원대을 넘어섰던 환율이 깜짝 인하를 단행한 금통위 직전에 1,395~1,397원대로 조금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를 두고 금통위 전에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의 흐름을 보면서, 목요일 기준금리 결정이 어떻게 될지 가늠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홍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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