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꺼리는 기업…코로나때보다 더하다

입력 2025-01-13 14:55   수정 2025-01-13 15:00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심리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연구소 보유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과 12월 2회에 걸쳐 '연구개발전망조사'(RSI)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들 기업의 R&D 투자 RSI와 연구원 채용 RSI는 11월 각각 94.6, 93.7이었지만, 12월 조사에서는 각각 79.6, 84.2로 급전직하했다.

RSI 지수는 기업이 내년 R&D와 인력에 어느 정도 투자할지 응답한 내용을 수치화한 것으로 100 이상이면 전년보다 늘어나고, 이하면 줄어든다고 전망한 것이다.

특히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RSI 지수가 90 이하로 조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에도 이같이 떨어진 적은 없었다고 산기협은 밝혔다.

이는 국내외 정치,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중돼 심리 위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별로 11월과 12월 투자 RSI를 비교하면 대기업은 97.6에서 80.3으로 17.3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중견기업은 10.7 포인트 하락한 85.6, 중소기업은 14.2포인트 하락한 73.8을 보였다.

인력 RSI에서도 대기업이 12.1 포인트 하락한 85.9로 낙폭이 가장 컸고, 중견기업이 7.4 포인트 하락한 84.3, 중소기업이 6.6 포인트 하락한 81.1로 확인됐다.

산업별 투자 RSI를 보면 건설(30.9포인트), 정보통신(28포인트), 서비스(27포인트) 순으로 낙폭이 컸다.

반면 소재 사업은 같은 기간 오히려 확대됐는데, 이는 특허 출원, 대표 의지 변화, 신규 사업 기회 확보 등 개별적 사유였다고 산기협은 설명했다.

인력 RSI도 전 산업에서 수치가 하락했으며 서비스산업은 당초 확대(101)에서 축소(76)로 전환되며 가장 큰 하락을 보였다.

기업들은 현 상황 안정을 기대하면서도 내수부진에 더해 국가신인도 문제, 국제관계 불안 가중으로 R&D 투자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정치적 혼란에 따른 정부지원 R&D 예산의 미집행과 축소 등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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