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투자 성적은 미국 주식을 얼마나 들고 있느냐로 갈렸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올해도 미국이 전 세계 증시 중 가장 호황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거품 붕괴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합니다.
현 시점에서의 미 증시의 투자가치, 증권부 김채영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새해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1조원 이상의 돈이 북미 펀드로 쏠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새해 들어 10일까지 단 7거래일동안 북미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1조 5,365억원 몰렸습니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327억원이 빠졌고, 전체 지역별로 살펴봐도 중국은 730억원 유출, 인도나 일본도 소폭 자금이 빠지는 모습이어서,
사실상 지난 한해 내내 이어졌던 미국 증시 쏠림현상이 올 초에도 여전히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1개월로 넓혀보면 북미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무려 4조 1,510억원에 달합니다.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많은 ETF를 보면,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상위 1위부터 20위까지의 모두 미국 관련 ETF가 차지했습니다.
S&P500과 나스닥100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만 약 4천억원이 넘게 몰렸고, 그 외에도 테슬라 밸류체인, AI반도체, 미국양자컴퓨팅 등 다양한 테마 ETF로도 자금이 향했습니다.
오는 20일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S&P와 나스닥 등 대표 지수 상승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투심을 이끄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그런데 글로벌 큰 손들은 최근 미국 주식에서 돈을 빼고 있다는 이야기는 뭡니까?
<기자>
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항상 시장 상황을 보고 한 발 먼저 움직이죠. 일각에서는 오를 대로 오른 미 증시에 방어 모드로 전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지난해 연말부터 올 연초까지 5거래일간 미 주식 순매도 속도가 최근 7개월 중 가장 빠른 속도와 크기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월가의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인 댄 나일스도 최근 3%에 육박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꼬집으며,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이 빠질 수 있다. 현금 보유를 추천한다"고 경고했는데요.
실제로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현지시간 10일 4.79%까지 치솟았는데, 앞서 2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연 5%를 넘어서면서 10년물까지 5%를 돌파한다면 매도 심리를 키울 것이란 겁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모든 국가 수입품에 최대 20%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등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인플레이션 우려 단계에 이미 들어섰다"며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은 12월에 끝났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미국이 올해도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것엔 변함이 없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백영찬 /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 : IT 기업들이나 AI 기업들의 케펙스 총 투자 금액이 매년 15~20%씩 증가하고 있거든요. 아직은 단기 과열일 뿐이지 저는 여전히 미국 시장은 긍정적으로 봐야 된다고 보고 있고, 미국 증시 비중을 축소한다는 거는 좀 반대한다.]
<앵커>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데, 신흥국 시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중국 시장에서는 자금 이탈이 여전한가요?
<기자>
네, 올해도 중국에 대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새해 들어 728억원이 빠졌고, 중국 관련 펀드 설정액은 772억원 줄었습니다.
최근 1개월로 치면 1,674억원, 3개월까지 넓혀보면 4,430억원에 달합니다.
관세 우려가 커졌지만 중국 정부의 대책 제시가 늦어지며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건데요.
업계에서는 중국 증시가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가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 인도, 그리고 일본에도 소폭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도의 경우 내수 개선이 기대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데,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 제조업과 민간소비가 회복 조짐을 나타내면서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일본 증시도 엔저현상에 따른 수출기업 실적개선, 밸류업 프로그램 등의 호재로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와 투자처로 주목할 만 하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채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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