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을 앞두고 극우 독일대안당(AfD)의 지원사격에 나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움직임에 좌파 의원들 사이에서 그가 소유한 엑스(X)를 집단 탈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프랑스 녹색당 소속 산드린 루소 의원은 12일(현지시간) 엑스 계정에 "어제 신민중전선(NFP·좌파 정당 연합체) 의원 모두에게 엑스를 탈퇴하자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며 "일어나, 여기서 나가자"고 적었다.
이어 "머스크의 경영 방식은 민주주의에 진정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그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알고리즘을 조작해 허위 정보가 대량 유포되는 걸 허용했고 영국과 독일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하면서 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와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극우 이론을 홍보하며 반(反) 트랜스젠더, 여성 혐오적 게시물을 확산해 사회 통합을 심각히 위협하고 있다"며 "엑스에 남는 건 이를 어느 정도 지지하는 걸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같은 당 시리엘 샤틀랭 하원 원내대표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엑스를 탈퇴하겠다고 밝히며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그 역시 "머스크는 극우파의 후원자가 됐다"며 "그의 선전 도구 중 하나가 된 엑스에 머물길 거부한다"고 적었다.
다만 이런 집단 탈퇴가 오히려 극우 진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올리비에 포르 사회당 대표는 전날 BFM TV에 출연해 엑스 탈퇴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우리가 소셜미디어를 떠날 경우 극우 세력만 남게 된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고 우려했다.
그는 "여전히 그곳(엑스)이 중요한 소통의 장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극우 세력이 전달하는 메시지만 듣게 될 것"이라며 "정치권 전체가 논의해 모두가 함께 떠나야지, 각자 떠나는 방식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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