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달러 가치가 2년 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까지 109대에서 머무르다 이날 한때 110.176으로 상승했다. 이는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킹달러' 현상이 있었던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당초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국채 금리와 달러 가치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지만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지난해 9월 3.6%를 찍고 1% 넘게 올라 이날 한때 4.80%를 기록했고, 달러 인덱스도 지난해 9월 저점(100.77)을 지나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 다른 통화 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최근 3개월 사이 6%가량 하락해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이날 한때 1유로당 1.0178달러까지 찍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가 부진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속적인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도이체방크 등은 유로화 가치가 '패리티'(1유로=1달러)를 밑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파운드화 가치도 이날 한때 1파운드당 1.21달러까지 떨어져 2023년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우려, 기준금리 조절 가능성 등이 달러 강세를 촉발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TD증권, 도이체방크 등은 올해 달러 가치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ING 전략가들은 강달러와 미 국채 고금리 여파로 미국 이외 국가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배녹번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관세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요인인 동시에 "유럽·캐나다·멕시코 등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을 더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봤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 측이 관세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매월 조금씩 높여가는 점진적 접근 방식을 검토 중이라는 블룸버그통신 보도가 나오면서 달러화 강세는 어느 정도 누그러진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지만, 한국시간 14일 오후 4시 16분 기준 달러 인덱스는 전장 대비 0.475 내린 109.481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