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 대한 관망으로 혼조세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1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69포인트, 0.11% 오른 5,842.9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43.71포인트, 0.23% 밀린 1만 9,044.39를 기록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은 부진했으나 은행, 보험주가 상승세를 유지한 영향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1.16포인트, 0.52% 오른 4만 2,518.28로 거래를 마감했다.
미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2%로 월가 전망치인 0.4%를 밑돌았다. 전년대비 기록도 3.3%를 기록했다. 변동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보합에 그쳤고, 연간 변동은 3.5%로 전월과 비슷했다. 상품 물가는 전월보다 0.6% 올라 지난 11월의 0.7%보다 상승폭이 줄었고, 서비스 물가는 0%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다만 항공 서비스 관련 가격이 7.2% 올라 소비자물가지수와 함께 연준의 인플레이션 지표를 자극할 우려가 일부 남게 됐다.
우려보다 안정적인 도매 물가 지표가 나오면서 미 국채금리는 하락 전환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7bp(1bp=0.01%) 하락한 4.788%로 최근 랠리를 쉬어갔고,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달러화 인덱스 역시 0.69% 내린 109.2에 그쳤다. 달러화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국제 금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월보다 0.5% 오른 트로이온스당 2,691.90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월가의 현재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기준 전월배디 약 0.38%, 전년대비 2.9%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수치는 각각 0.26%, 3.3%로 나타났다. 이는 소수점 둘째자리를 반올림할 경우 약 0.3%로 팩트셋에서 집계한 컨센서스와 동일하다. 도이치뱅크와 골드만삭스, JP모건은 헤드라인 기준 전월대비 0.4%로 다른 투자은행들보다 높게 예상했다. 최근 강세를 보인 달걀 가격 등 식품 가격을 제외하고, 가스비와 차량 가격, 고착화되어 있는 주거비 하락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베이팅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할 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연초 물가가 불규칙하게 오르는 경향이 있기에 1분기에 더 큰 상승 위험이 있지만, 주거비 하락의 지연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은 완만하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 기준 이달 금리 동결 확률은 97%에 달한다. 지난달 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많은 참가자들은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향후 분기 통화정책 결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제유가는 미 에너지 정보청에서 공급 대비 수요가 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면서 하락 전환했다. 미 에너지정보청은 올해 전세계 원유생산은 하루 180만 배럴, 내년 150만 배럴 늘지만, 수요는 하루 13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는 올해 연간 전년대비 10% 내린 배럴당 74달러, 내년 66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날보다 1.29% 내린 배럴당 77.80달러,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3월물은 0.73% 내린 배럴당 80.4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 유통 기업들은 이날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로 상승세를 보였다. 셰니어 에너지가 5.92%, 윌리엄 코스 3.6% 등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다음 주 20일 취임 당일 화석 연료에 대한 지원책을 행정명령으로 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해상과 연방 내륙의 석유 시추 제한을 풀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프로젝트도 승인을 재개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 주택건설업체들은 전날 KB홈의 깜짝 실적에 동반 강세를 기록했다. KB홈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19억 9천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36% 증가한 2.52달러로 컨센서스인 2.45달러를 웃돌았다. 이날 미국 최대 주택 건설업체인 D.R.호튼은 3.44%, 레너가 2.74% 등 반등을 보였다. 반면 비만 치료제로 강세를 보여온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는 매출 둔화 전망에 크게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각각 -6.59%, -4.07% 내렸다. 일라이릴리는 JP모건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024년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 454억 달러~460억 달러에서 내린 450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 455억 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주요 제품인 마운자로 매출액 전망은 35억 달러(예상치 44억 달러), 젭바운드는 19억 달러(21억 달러)에 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브 릭스 최고경영자는 “공급을 확대하고 제조시설을 늘리겠다”며 상반기 약 60% 생산량 증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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