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흐름 이어질 것"
지난해 12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하락 전환하고, 주택 거래가 부진한 만큼, 당분간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41조 원으로 전월보다 4천억 원 줄며 소폭 감소 전환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4월(+5조원)부터 반등해 8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다 지난달 감소 전환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지난 8월 8조2천억 원 늘어난 것을 고점으로 9월(+6.1조원), 10월(+3.6조원), 11월(+1.5조원), 12월(+0.8조원) 등 4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 등으로 주택 거래가 상당히 감소했고,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조치가 크게 강화된 것도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연말 상여급 유입,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보다 1조 1천억 원 줄어 감소 전환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2조 원 늘었다. 전월(+5조 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은행(-4천억 원)의 감소와 대조적으로 2금융권 가계대출이 2조 3천억 원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작년 11월(+3조 2천억 원)보다 줄었다. 특히 2금융권 가운데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이 농협(+1조 5천억 원)을 중심으로 2조 2천억 원 불었고, 보험(+3천억 원)과 저축은행(+1천억 원)도 증가했다.
박 차장은 "2금융권에서 주택 관련 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 맞다"면서도 "다만, 이는 계획됐던 신축아파트 입주와 관련된 집단대출 위주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은행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총량 증가세는 8월을 고점으로 지속 둔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대출 증가 우려에 관해서는 "주택가격 상승세가 하락 전환하고, 수도권 주택 거래량도 고점 대비 1/3 수준"이라며 "당분간 주택 관련 대출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대출금리 인하 등 금융여건 완화로 재차 가계대출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계감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대출의 경우, 예금은행에서 12월 한 달간 11조 5천억 원(잔액 1,315조 1천억 원) 줄었다.12월 수치 기준으론 2016년 12월(-15조 1천억 원)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작년 4분기 전체로도 기업 대출은 1조 2천억 원 축소됐다. 4분기 기준으로는 2016년 4분기(-8조 3천억 원) 이후 첫 감소다.
기업 규모 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4조 3천억 원, 7조 1천억 원 줄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대출도 1조 3천억 원 감소했다.
박 차장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투자를 유보하면서 시설자금 수요가 줄어든 데다 기업 대출 목표를 달성한 은행들도 대출을 늘리기보다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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