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체포되자 외신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중앙TV(CCTV)와 관영 신화통신,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을 속보로 실시간 보냈다.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는 관련 속보를 볼 수 있는 타임라인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서비스했다.
바이두와 웨이보 등에선 이날 새벽부터 윤 대통령 체포 관련 단어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체포 직후에는 '윤석열 체포'가 실시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오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윤 대통령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관저를 빠져나가는 화면을 반복해 보여주며 체포 의미와 전망 등을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체포 사실을 전하는 기사에서 "윤 대통령 체포는 지난 몇주간 많은 한국인이 민주주의의 미래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한국의 최대 동맹국 미국에서도 우려를 불러일으킨 불확실성 이후 법치주의가 우세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가 계엄령 선포 이후 한국 사회를 분열시켜온 대립과 갈등에서 새로운 상황 전개가 될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이 많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체포됐다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법 집행 당국 간 긴장 속 대치가 일단 종료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 대통령의 체포는 지난달 계엄령 사태 이후 촉발된 한국 정치 위기가 또 한 번 뒤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아 4번째 경제 대국으로서 한국의 민주적 신뢰도는 정치 위기 때문에 흔들렸다고 부연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윤 대통령의 체포 때문에 한국의 최근 정치 불안정성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방, 총살, 탄핵, 투옥 : 한국 대통령사'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상황 전개는 역사적이긴 하지만 추문으로 가득한 한국 대통령사의 최근 사례일 뿐이라고 적었다.
앞서 영국 BBC 방송은 "위기가 한국의 분열을 드러낸다"며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윤 대통령 지지자 및 체포 촉구 집회 참가자들 간의 구호 경쟁, 경찰과 경호처 직원들의 대치 등을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윤 대통령이 체포 소식에 "지난달 궁지에 몰린 대통령의 충격적인 계엄령 선포로 시작해 몇 주간 진행됐던 정치적 결전의 최신 사례"라고 언급했다.
CNN은 지난 몇 주간 윤 대통령이 경호팀에 둘러싸여 요새화된 관저에 머물면서 조사와 탄핵 심판을 앞두고 체포를 피해 왔다고 전했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하고, 북한은 최근 미사일을 발사하고,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 추락사고로 나라가 흔들리는 등 결정적인 순간에 한국은 리더십 위기로 마비됐다고 보도했다.
WP도 이른 아침부터 윤 대통령 지지자 , 탄핵·체포 촉구 집회 참가자들, 경찰 등이 대거 집결한 대통령 관저 앞 상황을 스케치했다. WP는 몹시 추운 이른 아침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고 전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여당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 기관들은 전례 없는 정치 위기에도 대체로 중립을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 경호처는 공무원 신분이지만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의 노력을 방해했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